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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더리움 2.0 나와도 문제없어"…韓 게임 시장에 힘 싣는 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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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트 소그 솔라나 프로덕트 총괄·조니 리 게임 부문 총괄

"한국 거주하며 게임사와 협업…솔라나 네트워크 안정성은 높이는 중"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블록체인 레이어1 플랫폼 솔라나가 한국 사업을 가속화한다. 지난 6월 한국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조성한 1200억원 규모 펀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솔라나의 성능이 필요한 국내 게임사를 중심으로 협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솔라나는 거래 처리속도가 빠르고 거래 수수료는 낮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게임사들은 빠른 속도가 필요로 하는 만큼,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할 시 솔라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다는 것이다.

조니 비 리 (Johnny B. Lee) 솔라나 게임 부문 총괄은 지난 2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웹3는 기술적인 혁신이기도 하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기도 하다”며 “한국은 모바일 게임을 비롯한 게임 시장이 매우 발전한 나라다. 따라서 솔라나도 한국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홀릭' 솔라나, 게임 시장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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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소그 솔라나 재단 프로덕트 개발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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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게임사 크래프톤과 블록체인 게임 관련 파트너십을 맺은 솔라나는 한국 기업용 펀드를 조성한 이후 더 많은 게임사, 엔터테인먼트사를 만나고 있다. 솔라나 재단과 솔라나 벤처스가 지난 6월 조성한 1200억원 규모 펀드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각 분야 한국 기업들이 웹 3.0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쓰인다.

특히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매트 소그(Matt Sorg) 프로덕트 개발 총괄과 조니 총괄은 모두 게임 업계 출신이다. 이들은 한국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매트 총괄은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 기업들을 직접 만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조니 총괄은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논의 중인 한국 기업이 많다"면서 "크래프톤뿐 아니라 네이버 제페토, 라인프렌즈(현 IPX) NFT(대체불가능 토큰)도 솔라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게임 산업에서 가장 지배적인 사업 모델은 한국에서 나왔고, 한국 게임들의 규모도 크다"며 한국 게임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개발자도 채용하는 등 한국 시장용 로컬 팀도 꾸리고 있다. 매트 총괄은 "솔라나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건 누구의 허락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솔라나 재단에선 전략을 잘 짤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게임 프로젝트들은 글로벌 단위이고, 솔라나는 글로벌 커뮤니티에 의해 운영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요청하면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잦은 네트워크 중단, 성장통으로 삼아…안정성 높이는 중"

솔라나의 계획처럼 더 많은 한국 게임사들을 끌어들이려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솔라나의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이미 잘 알려진 솔라나의 장점은 빠른 거래 처리속도와 낮은 거래 수수료다. 조니 총괄은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가장 성능 좋은 블록체인을 택하란 법은 없지만, 플레이어들의 사용자경험(UX)을 위해선 솔라나가 최선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속도가 생명인 게임의 특성상 게임 내 거래가 빠르고 저렴하게 이뤄지는 솔라나가 좋은 선택지일 것이란 설명이다.

매트 총괄은 솔라나 블록체인의 보안성 및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이제야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 합의알고리즘으로 향하고 있지만, 솔라나는 수 년 전부터 안정적으로 PoS 기반 네트워크를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솔라나는 올해만 5번 블록 생성이 중단되는 등 네트워크가 멈추는 문제로 수 차례 곤욕을 치렀다. 블록 생성이 중단돼 거래가 처리되지 않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 것이다. 이에 솔라나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매트 총괄은 "네트워크 중단은 오픈된 플랫폼에선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비스 기업들이 매번 버그를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며 "솔라나의 네트워크 중단은 늘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고, 이런 면에선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솔라나가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점프크립토와 함께 도입한 두 번째 검증인 클라이언트 덕에 안정성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도 밝혔다. 검증인 클라이언트란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체크하기 위한 오픈소스 검증인으로, 솔라나는 본래 클라이언트가 하나였으나 이번에 두 번째 클라이언트를 도입함으로써 네트워크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매트 총괄은 "솔라나 네트워크가 멈췄던 건 솔라나 이용자 수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두 번째 검증인 클라이언트를 두면 네트워크가 훨씬 안정화될 것이고, 올 하반기 들어서는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 2.0? 솔라나 성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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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리 솔라나 재단 게임 부문 총괄이 지난 8월 '코리안블록체인위크(KBW)'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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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를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솔라나는 최초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과도 자주 비교된다. 이더리움의 느린 거래 처리속도나 비싼 수수료를 감당하지 못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들이 대안으로 솔라나를 택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더리움도 낮은 성능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PoS 기반으로 진화한 이더리움은 최종 단계인 이더리움2.0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남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샤딩 등 기술을 도입하면 이더리움도 초당거래량(TPS) 10만 수준의 빠른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수수료도 훨씬 더 저렴해진다.

이에 대해 매트 총괄은 "솔라나는 이미 좋은 성능을 기반으로 성과를 내고 있고, 이더리움은 솔라나 수준의 성능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더리움 커뮤니티에 있어선 큰 발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샤딩을 도입해도 솔라나의 웹2 수준 성능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라나는 블록체인임에도 현재 인터넷 서비스들, 즉 웹2 서비스 수준의 성능을 보이고 있으므로 솔라나만큼의 성능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또 이더리움 2.0이 구현되더라도 사용자경험(UX)을 최적화에 실제 서비스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더리움이 발전하는 동안 솔라나도 로드맵대로 진화한다면 솔라나가 다음 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이 될 것이란 전망도 더했다.

매트 총괄은 "이더리움이 짜여진 일정대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게임사들이 진화된 버전의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앞으로 18~24개월 가량 남았다"며 "게임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간을 기다릴 이유가 없다. 이미 솔라나라는 플랫폼이 있으니 그걸 선택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솔라나가 이른바 '이더리움 킬러'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더리움과의 연계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들이 솔라나 블록체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매트 총괄은 "솔라나 재단은 이더리움 크로스체인 커뮤니티와도 매우 가깝게 지내고 있다. 이더리움과 함께 전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크로스체인이란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잇는 브릿지(다리) 기술을 말한다.

조니 총괄은 "EVM(이더리움가상머신)이 솔라나에서 호환 가능하도록 관련 솔루션을 만드는 개발자들을 솔라나 재단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VM과 호환된다는 것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작성된 스마트컨트랙트가 다른 블록체인 상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솔라나는 앞으로도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디앱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며 솔라나 기반 디앱 커뮤니티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조니 총괄은 "이더리움이 최초의 레이어1 블록체인 플랫폼임에도, 솔라나 기반 커뮤니티 규모가 이더리움의 40%까지 따라잡았다. 다른 레이어1 플랫폼에 비해서는 독보적인 수준"이며 "그럼에도 솔라나는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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