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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英 파운드 가치 역대 최저...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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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파운드에 1.0327달러까지 하락
트러스 정부 감세정책이 도화선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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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 가치가 달러 강세 및 영국의 경제위기로 인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영국의 경제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BBC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운드 가치는 이날 전장 대비 약 5% 떨어져 1파운드에 1.0327달러까지 하락, 1985년 기록을 깨고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 가치는 이날 소폭 반등해 파운드당 1.0525달러까지 올랐으나 여전히 전장 대비 3.05% 낮았다.

파운드 가치는 앞서 2거래일에 걸쳐 7%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만 23.09% 추락했다. 이달 유럽 외환시장에서는 유로 가치가 급락하면서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이제는 파운드 가치마저 1달러와 비슷하거나 그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외환시장이 출렁인 가장 큰 도화선은 이달 새로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새로운 세금정책이었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23일 발표에서 소득세 기본세율과 최고세율을 낮추겠다며 1972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정책을 공개했다. 트러스 정부는 이러한 감세로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1·4분기 0.8%에서 2·4분기에 -0.1%로 떨어졌으며 반면 물가는 계속 올라갔다. 영국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9.9%였다. 영국중앙은행은 2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0.5%p 올린 2.25%로 조정했고 물가상승률이 10월 이후 올해 안에 13% 이상으로 정점을 찍는다고 예상했다. 동시에 영국이 4·4분기부터 경기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러스 정부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감세로 대응하려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트러스 정부가 감세를 강행하면 정부의 예산 적자가 심각해지고 시장에 돈이 제대로 걷히지 않으면서 물가상승이 악화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유명해진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는 25일 미국 야후 파이낸스를 통해 "영국 파운드화가 37년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며 "영국이 결국은 IMF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비니는 "영국은 1976년 앤서니 바버 당시 총리의 감세정책이 물가상승을 부추긴 후 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며 트러스 정부도 비슷한 길을 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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