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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폭락장인데…하락시 3배 손실 나는 상품 1.7억달러 샀다[서학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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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폭락장에서도 저가 매수를 지속하며 손실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은 특히 미국 증시가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기술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매수하는 무모한 베팅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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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4~20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902만달러를 순매도했다.(결제일 기준 9월19~23일)

이 기간은 지난 13일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돼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된 다음날부터 지난 2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 결정 전날까지다.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9% 하락했다.

이 기간에 수치상으로 드러난 서학개미들의 매매 추이는 소폭 순매도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실제로는 상당히 공격적인 미국 주식 매수로 해석된다.

일단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난 이유는 테슬라 때문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4~20일에 테슬라를 1억7614만달러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은 직전 5거래일(9월7~13일)에도 테슬라를 1억1964만달러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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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일 연속 테슬라를 1억달러 이상씩 팔아치운 것은 주가가 300달러대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슬라 300달러는 3대 1로 주식을 분할하기 전 기준으로 900달러이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7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매수하고 850달러를 넘어서면 매도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테슬라는 지난 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오르며 12일 3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13일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충격으로 다시 300달러가 깨졌지만 하루만에 300달러를 회복하고 지난 20일까지 300달러대를 지켰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다음으로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기술주 하락시 3배 수익을 얻는 ETF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SQQQ를 4168만달러, SOXS를 1859만달러 순매도했다.

SQQQ와 SOXS는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한다. 폭락장에서 그야말로 대박이 나는 상품이다. 하지만 많은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 하락이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SQQQ와 SOXS를 팔아 숏(매도) 포지션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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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를 대규모 매수했다.

지난 14~20일 동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TQQQ로 1억달러에 가까운 9959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어 SOXL을 두번째로 많은 4778만달러 사들였다.

TQQQ와 SOXL은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4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도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15개 혁신기업들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이노베이션 3배 레버리지 ETN(BULZ)이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BULZ를 1252만달러 순매수했다.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S&P500 ETF(UPRO)도 995만달러를 사들여 순매수 상위 8위에 올려 놓았다.

결과적으로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는 미국 증시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상승 베팅 레버리지 상품이 총 4개 포함됐으며 순매수 규모는 1억6984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테슬라 순매도 규모에 맞먹는다. 하락 베팅 레버리지 ETF를 청산하고 애플을 2218만달러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 인플레이션 쇼크에도 불구하고 FOMC를 앞두고 미국 증시의 빠른 회복을 낙관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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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P500지수는 FOMC의 금리 결정이 발표된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4.2% 급락했다.

그 전날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TQQQ는 이 3일간 13.3% 폭락했다. SOXL은 14.3%, BULZ는 13.3%, UPRO는 12.5% 하락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순매도한 SQQQ는 같은 기간 14.6%, SOXS는 15.8% 급등했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부동산 펀드로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리얼티 인컴 코프와 중고품 매매 사이트인 포쉬마크, 경쟁업체를 높은 가격에 인수한다는 평가를 받고 주가가 급락한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 유전자 치료제 승인을 받은 블루버드 바이오 등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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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미국 증시에서 최대 관심은 지난 6월16일 전 저점 붕괴 여부다. S&P500지수는 이미 지난 23일 장 중에 올들어 종가 기준 최저치로 지난 6월16일 종가인 3666.77을 일시적으로 밑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증시 움직임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지난주 급등세를 보인 국채수익률과 △오는 30일 발표되는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및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이번주 내내 이어지는 연준(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연설이다.

지난주 미국의 장단기 국채수익률은 동시에 급등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자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아 자국 통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 투자자들을 동요시켰다.

이번주에 나오는 PCE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이기 때문에 주목된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들이 장기적으로 물가 움직임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으면 이 기대 심리가 실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10개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연설이 쏟아진다.

파월 의장은 오는 27일 프랑스 중앙은행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과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에 따른 금융안정 문제'를 토론한다.

28일에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지역 은행들과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또 연설한다. 27일엔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8일엔 질문이 나올 경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주식 및 채권시장에 미치는 파장 등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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