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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새주인 찾게된 대우조선, 뼈깎는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회복해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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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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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했다.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투자합의서를 26일 대우조선해양과 맺었다.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 관리 아래 지난 10년간 7조7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보는 등 경쟁력을 상실했다. 올해 7월에는 하청노조의 점거 파업으로 713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이대로 두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썩은 살을 도려내고 새살을 돋게 하는 대수술이 필수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이 되겠다고 하니, 철저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살릴 책임을 지게 됐다. 산업은행 역시 매각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을 도와야 할 것이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은 헐값 수주와 방만 경영으로 악명이 높았다. 오죽했으면 과거 산업은행 회장 중 한 명이 "산은 자금으로 연명하는 대우조선이 해외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조선사들 원성이 자자하다"고까지 했겠는가. 산업은행이 정권 눈치를 보며 내려 꽂은 임원들은 당장의 실적을 위해 헐값 수주를 했고 이로 인한 손실은 분식회계로 숨기기까지 했다. 직원들은 회사가 적자인 와중에 수천억 원대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이런 식으로 방만하게 경영하니 2000년 이후 11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것이다. 빚에 의존해 회사 수명을 연장하고 있다는 혹평까지 쏟아졌다. 경쟁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부채비율이 145%인 데 반해 대우조선해양은 676%에 이른다는 게 그 증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매각 작업을 방해할 생각일랑 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회사를 죽이는 일이다. 2019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까지 찾아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불허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같은 자해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한화는 방위산업에 핵심 역량을 갖춘 세계적 회사로서 대우조선해양 방산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다. 인수를 돕는 게 직원들이 사는 길이다. 이제 21년간의 흑역사를 멈출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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