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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홀로 父 모시던 아들”… 현대아울렛 화재 1년차 사원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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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에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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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로 사망한 30대 신입사원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그는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설관리 담당자로, 혼자인 아버지를 모시고 착실히 살아온 청년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극을 맞게 됐다. 퇴근을 고작 1시간여 남기고서다.

26일 대전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7시45분쯤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 1층 주차장 물품 하역장 근처에서 발생했다. 쌓여있던 종이 박스와 의료, 신발 등이 타면서 다량의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급속히 확산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 총 7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모두 하청업체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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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 수색을 위해 지하층으로 진입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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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 당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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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이모(30)씨는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 소속으로 방재실에서 근무하며 소방시설 등을 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입사원이었다. 교대근무 중이었던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퇴근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된 아버지가 걱정돼 독립을 미룰 정도로 가정적인 아들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일에도 열심이었다. 이씨의 삼촌은 뉴스1에 “같이 일하다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자격증도 따고 열심히 준비했다”며 생전 조카의 열정을 떠올렸다. 숙모 역시 “삼촌이나 고모들에게도 잘해서 딸처럼 살가운 아들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씨의 상사는 고인의 빈소를 찾아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청년이었다.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즐겁게 일하던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이씨가 방재실에서 근무하다 알람이 울리면 순찰 나가는 일을 주로 했다”며 “아마 알람이 울리자 화재를 확인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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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6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앞에서 화재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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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화재 사고로 입원 중인 직원과 지역주민에게도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 사고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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