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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투데이 窓]마스크 자율화의 선제조건 '대면진료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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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천은미 이화여대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
머니투데이

천은미 이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최상위권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만 아직까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한다. 코로나19 감염경로 가운데 비말이나 공기 중 감염위험이 매우 높은 식사 때는 마스크를 시간제한도 없이 벗을 수 있으나 대화 없이 공부하는 도서관이나 사무실 등에서는 실내라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다 식당, 카페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벗는 현실은 감염예방을 위한 과학에 기초한 방역수칙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코로나19의 낮아진 치사율과 치료제 개발로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를 서두르고 있으며 마스크 자율화가 보편화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백신접종률에 의존해 오미크론보다 70% 이상 치사율이 높은 델타 시기에 병상준비 없는 방역완화로 높은 치사율을 경험한 1년 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와 호흡기바이러스 동시유행에 의한 멀티데믹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실내 마스크 의무화와 백신 예방접종 권고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90% 넘는 중증 예방효과를 보이는 높은 3차 백신접종률에도 순차적인 마스크 자율화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마스크 자율화의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지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8월 국내 항체검사 결과를 보면 국민은 97%의 항체율과(S항체와 N항체) 자연감염에 의한 57% 항체율(N항체)을 보유했다.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5~9세 소아는 80%의 높은 자연감염률과 0%대 치사율을 보이는 반면 백신접종률이 높은 70~80대 이상에서는 자연항체율이 낮고 치사율은 높다. 이러한 모순된 결과는 코로나19는 마스크 의무화와 백신접종으로는 피할 수 없으며 누구나 감기처럼 한번 이상 감염을 통해 강한 자연면역을 얻는 것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길임을 간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마스크 자율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과 취약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가능한 진료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윈데믹을 걱정하면서도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조건인 외래진료 전환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는 것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입장에서 아쉬움이 크다.

확진자 수는 안정적으로 감소하는데 비해 사망자는 줄지 않고 치사율이 매우 낮은 20~50대 연령에서도 매일 사망자가 나오며 아직도 호흡기진료센터에서는 10명 중 2명만이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는다. 일부 의료진은 약의 부작용을 두려워해 확진자가 약을 요구해도 부작용이 심하니 복용하지 말라고 하거나 고위험군도 감기약만 처방해 격리기간 때문에 폐렴으로 악화한 확진자가 뒤늦게 치료받던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한다. 현재는 발열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나 80%의 자연면역이 있는 5~9세 어린이도 응급격리실이 없으면 단순 감기나 비염증상에도 외부 호흡기진료센터에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받아야만 진료가 가능하다. 코로나19 진료를 원하면 신청하는 진료시스템에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는 고위험군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병력의 중증도에 관계없이 환자 스스로 호흡기진료센터만을 찾아야 한다. 만성폐질환이나 암환자들에게는 중증예방을 위해서는 호흡기진료센터를 찾아가서 가능한 한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설명드리는 방법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처방법이다. 앞으로는 변화하는 코로나19에 대응해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이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코로나19는 무증상을 고려하면 독감보다 치사율이 낮아졌고 자연감염으로 형성된 항체는 최소 1년 이상의 장기간 중증 예방효과를 유지한다는 여러 연구를 고려하면 일상복귀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순차적 마스크 자율화와 멀티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조건으로 의료기관의 대면진료 활성화로 전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천은미 이화여대 의과대학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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