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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여파에...美 주택 가격 10년 만에 첫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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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출처: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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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미국 주택가격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지면서 높아진 이자율이 주택 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미 전국 주택가격 지수인 케이스-실러지수(S&P CoreLogic Case-Shiller Home Price)에 따르면 지난 7월 미 전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월별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12년 3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샌프란시스코가 -3.6%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시애틀(-2.5%), 샌디에이고(-2%)가 뒤를 이었다.

주택 가격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은 금리 인상에 따라 높아진 대출 이자율이 주택 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팬데믹이 종료되고 찾아온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면서 올해 주택담보대출 이자는 팬데믹 기간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미 주택담보대출 기업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평균이 9월22일 마감 기준 연 6.29%로 1년 전의 2.88%에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앰허스트 피어포인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주택시장 냉각이 빠르고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질로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거시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집값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 가격이 추세적 하락기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8월 신규 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급격히 증가하는 등 주택에 대해 억눌린 수요가 아직 많다는 징후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연간 주택가격지수는 7월말 기준 18.1%로, 전년(15.8%) 대비 상승했다.

한편, 주택 수요가 정체되고 건설경기가 침체에 들어서면서 목재 가격도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목재 선물은 전날 보드풋(두께 1인치에 길이와 폭이 1피트인 널빤지 부피)당 41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가량 낮아진 것으로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3월과 비교하면 70% 이상 급락한 것이다.

다른 원자재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주도하던 목재 가격은 올해 봄 이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된 여파로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이후 주거용 건물 신축 허가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목재 수요는 되살아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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