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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스타벅스, ‘발암물질’ 캐리백 피해 53건 보험 보상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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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상 한도 12억원

한겨레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서머 캐리백’과 관련해 질병이나 증상을 호소한 소비자들에게 보험을 통한 보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보상 한도는 12억원이지만,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 등으로 실제 보상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8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스타벅스는 26일 오전 9시 기준 서머 캐리백(캐리백)과 관련한 고객 불편 68건을 접수했고, 이 가운데 보험 처리에 동의한 53건에 대해 보험 접수를 진행 중이다. 담당 보험사는 삼성화재로, 이 사건과 관련한 총 보상 한도는 12억원이다. 보상이 이뤄진다면, 이날 기준으로 인당 최대 2260만원가량을 보상받을 수 있는 셈이지만, 12억원 한도 내에서 보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늘면 인당 보상액은 줄어들게 된다.

스타벅스에 접수된 내용을 보면, 캐리백을 사용한 소비자들은 피부질환이나 두통, 호흡기 관련 증상, 부정출혈 등을 호소했다. ‘두드러기가 생겨 응급실·병원에 갔다’, ‘아기에게 아토피가 생겼다’, ‘캐리백을 방에 뒀을 때 두드러기가 났다가 폐기하자 증상이 완화됐다’ 등 피부질환 관련 내용이 가장 많았다. ‘머리가 아파 병원 진료를 받았다’, ‘개봉 후 호흡 곤란 및 어지러움을 느꼈다’, ‘기관지가 부어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등의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을 호소한 이들에 대한 보상 여부는 불투명하다. 증상과 캐리백 사용 간의 인과관계 등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쪽은 “피해자로부터 의료비 등 보험금 청구 관련 서류를 접수 중이다. 의학적 인과관계 및 법률적 검토를 거쳐 배상책임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쪽은 “폼알데하이드 검출 농도와 가방을 통상적인 용도에 따라 사용했을 경우를 고려할 때 인체 영향에 대한 국내·외 의학적 피해 사례가 발견되지 않아 보험사에서 인과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스타벅스는 “보험 처리가 결론 나는 대로 당사 차원의 추가 배·보상 계획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지난 7월22일 스타벅스가 국가 공인시험 기관에 의뢰해 캐리백에 대해 검사한 결과, 개봉 전 제품 외피에서 폼알데하이드 284~585㎎/㎏(평균 459㎎/㎏), 내피에서 29.8~724㎎/㎏(평균 244㎎/㎏)이 검출됐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서 내의류 등은 75㎎/㎏ 이하, 침구류 등은 300㎎/㎏ 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가방류는 이 법 적용 대상은 아니다.

스타벅스는 고객용 증정품이었던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논란이 일자 지난 8월11일부터 10월11일까지 자발적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제품 약 70%가 회수됐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캐리백 폼알데하이드 검출과 관련해 다음 달 4일 예정된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은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스타벅스쪽이 아직도 보상을 검토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일상생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에 대해 기업이 즉각 조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캐리백과 관련해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후속 조처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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