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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햄버거도 사치" 폭락장 개미의 눈물...K-주식 시총 54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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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검은 수요일' 코스피 2년2개월래 최저치 2200 깨져...코스닥 3.47%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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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21.5원)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223.86)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 코스닥은 전 거래일(698.11)보다 24.24포인트(3.47%) 하락한 673.87에 거래를 종료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2022.09.28.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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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짜리 햄버거나 사먹어야겠어요. "

끝을 모르는 주식시장 하락에 투자자 고통만 늘어난다. "정부는 대체 뭐하는거냐"며 증시안정대책을 원하는 불만도 쏟아진다.

'파운드화 쇼크'에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코스피 2200대가 붕괴됐다. 2년2개월만의 최저치다. 외환시장 혼돈 속 애플의 증산 계획 취소, 러시아-독일 가스관 폭발 소식까지 전해지며 주식시장은 삼중 악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마감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42조9260억원이 감소했다. 코스닥 지수는 3.47% 급락한 673.87에 마감하며 시총 11조2190억원이 사라졌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총 54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5억원, 178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3259억원 매수 우위였다.

장 초반 약세로 개장한 코스피는 점심 시간을 기점으로 폭락장이 펼쳐지며 2200선이 무너졌다. 특히 2차전지 업종이 줄줄이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장중 한때 2151.60까지 밀렸다.

주식시장 폭락에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펀드' 카드를 꺼냈다.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현황을 재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외환시장은 영국발 파운드화 쇼크에 혼돈이 가속화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장중 1440원을 돌파하며 13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달러에 위안화 환율이 14년래 최저치로 밀리며 장중 환율이 1440원대로 뛰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기축통화급에 속하는 파운드화 급락에서 시작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제반 변수가 현재진행형인 지금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진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강달러 흐름과 파운드화,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통화의 상대적 약세는 결국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전쟁이 벌어진다면 한은도 금리 상승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킨다. 인플레가 심화되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 시중금리 상승은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어 주식시장 참여자들에 위협적인 변수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로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물가 대응을 넘어 환율 전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미국 연준의 예상보다 강한 긴축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은도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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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중 애플의 증산계획 취소 소식과 러시아-독일 해저 가스관의 누출 사고 소식이 각각 전해지며 증시 낙폭을 키웠다. 이는 각각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켰다.

아이폰14 수요 부진에 애플이 증산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코스피에서 LG이노텍이 10.5% 폭락했다. 코스닥에서도 비에이치가 6.7% 급락했다.

애플의 증산 계획 취소 소식은 경기침체 우려를 가속화시켜 반도체 업종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2.4% 내린 5만29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5만2500원의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올해 한국증시를 지탱하며 대장주 역할을 한 2차전지 관련주도 대거 하락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2.35%하락했고 삼성SDI가 3.92% 내렸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가 연일 폭락하며 각각 -3.15%, -4.98%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하락종목수는 823개를 기록했고 코스닥은 1301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피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451개, 코스닥은 652개로 총 1103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부가 기준 사상 최저치에 도달하고 신저가 종목이 1100개 넘어섰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외환시장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으면 당분간 주식시장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일단 방향성을 가지고 상승할 때는 섣불리 고점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환·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4bp 오른 4.338%에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2.4bp 상승한 4.332%에 거래를 마쳤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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