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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덕수 만난 기시다 "정상회담서 尹대통령 관계 개선 의지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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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한국 대통령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밝혔다. 일본 총리관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 총리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외교당국 간 의사소통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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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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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國葬)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東京) 모토아카사카(元赤坂)에 있는 영빈관에서 기시다 총리와 약 25분간 면담했다. 지난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일주일 만에 이뤄진 양국 최고위급 만남이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을 포함한 한·일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 총리는 "한·일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고 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 원칙을 공유하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양국 젊은이들도 서로 이해하고 싶어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출범한 대한민국 신정부는 한·일 관계를 조속히 개선, 발전시키는 것이 공통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개선의 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사망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많은 한국의 여러분들로부터 수많은 정중한 조의를 받았다"며 전날 열린 국장에 한 총리 등이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강제징용 문제 해결 위해 "소통 강화하자"



한 총리는 회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시다 총리와 한·일 관계가 왜 잘 돼야 하는가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보편적인 가치를 함께 하는 주요한 협력 파트너로 함께 할 일이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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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본 국기에는 조의를 표하는 검은 리본이 드리워졌지만, 태극기에는 리본이 걸리지 않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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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담에선 양국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지난주 뉴욕에서 성사된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금 외교 장관들에게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조금 더 다듬어진 내용을 검토하라고 전달을 해 놓았으니, 결과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며 소통을 강화하자"고 말했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면담은 매우 진지하고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면서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의 조치 뿐 아니라 일본 측 호응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고, 이에 대해선 일본 측도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피고인 일본 기업들의 사죄 및 배상 과정에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피고 기업과 관련한 부분이 해결 방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한국의) 국민적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인식을 일본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또 이날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일본이 지지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에 대해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오늘부터 일본 정부가 그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7일 제출한 박진 외교장관 해임 건의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박진 장관이 해임이 건의 될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굴욕 외교' 논란이 일었던 뉴욕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역시 "양국 관계 개선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빈관에서 진행된 기시다 총리와 다른 국가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에선 양국 국기 모두에 검은색 조문 리본이 달렸지만, 한 총리와의 면담에선 태극기에 리본이 걸리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본 측은 국장 때 의장기와 국기에 조문 리본을 달지만, 한국은 그런 규정이 없다"며 "양국 관례와 규정에 따라 사전에 긴밀히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박태인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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