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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간] “용산 이전 추가비용 눈덩이... 마스터플랜 밝히고 국민 설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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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로 불어난 대통령실 이전 청구서]

편집자주

‘박석원의 정치행간’은 의회와 정당, 청와대 등에서 현안으로 떠오른 이슈를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정치적 갈등과 타협, 새로운 현상 뒤에 숨은 의미와 맥락을 훑으며 행간 채우기를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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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실 이전 기념 어린이·주민 초대 행사(부제: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 온 대통령입니다)에서 용산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한 먹거리 장터 및 플리마켓 부스 앞에서 어린이에게 솜사탕을 주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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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 석 달이 지났다. 반대여론이 많았지만 당선인 시절 윤 대통령은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 취임을 코앞에 두고 너무 서두른다는 우려로 풍수지리나 무속을 쫓아 집무실을 옮기는 게 아니냐는 억측마저 난무했다. 대신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 녹지원 등은 국민에게 돌아갔고, 경복궁에서 북악산에 오르는 등산로도 열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496억 원이면 된다던 이전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연쇄이동에 따라 확인된 추가예산만 2,000억 원을 넘었다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계했다. 국정감사 기간 야당은 숨겨진 비용을 계속 찾아내 정쟁이 커질 것이다.

“합참 남태령 이전에만 5,000억원 추가비용 예상”


논란의 시작은 공식 발표도 없이 올해 6월까지 경찰 급식비 등 307억 원의 정부부처 다른 예산을 추가로 쓴 사실이 지난달 31일 드러나면서다. 민주당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장인 한병도 의원이 정부예산 내역을 분석해 이 같은 액수가 추가 투입됐다고 폭로했다. 국방부가 용산청사 주변환경 정리 용도로 29억5,000만 원을 전용했고 3분기엔 국방부 시설 통합 재배치를 위해 193억 원을 추가 전용할 예정이며, 101·202경비단 이전 관련 공사에도 예비비 50억 원이 추가 책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달 15일 대통령실이 878억 원을 들여 영빈관 역할을 하는 부속시설 건설을 계획한 사실이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청와대를 나와도 기존 영빈관을 쓸 수 있다던 윤 대통령의 말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하루 만에 윤 대통령은 신축계획 전면 철회를 지시했다.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공관 사용으로 도미노처럼 밀려난 외교장관의 새 공관을 마련하기 위해 21억 원이 추가 배정된 사실도 바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28일 본보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 연쇄이동은 계속 이뤄지고 추가비용이 끝도 없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며 철회된 영빈관 신축 878억 원을 포함해 확인된 예산만 2,285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합동참모본부의 남태령 건물을 신축한다고 정부에서 얘기했고 네트워크를 깔고 보안시설을 추가하고, 다른 부분까지 합치면 7,000억 원에서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가장 큰 규모는 합참 이전이다. 대통령실이 국방부 신청사로 들어와 국방부는 영내 50m 거리의 합참 건물로 옮기고, 합참은 현 청사에서 직선거리로 7km가량 떨어진 남태령 수방사령부로 연쇄 이전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일이다. 한덕수 총리는 지난 7월 25일 국회에서 합참청사 신축에 “2,980억 원, 플러스 알파”가 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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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 규명단 제1차 회의에서 한병도 단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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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방위 소속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은 국민에게 대참사”라며 “2012년 준공한 현재의 합참 청사가 지하 2층, 지상 10층에 1,776억 원이 들어갔다. 10년밖에 안 된 것을 옮기고 국방부 영내에 있는 16개 국방부 직할부대가 연쇄 이동해야 한다. 10년 전과 다른 물가상승률과 EMP(전자기파) 방호시설 구축까지 최소 3,0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고 평가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인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합참의장 공관과 장교 생활시설 비용까지 모두 5,000억 원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28일 현재 민주당이 집계 중인 총액 추정치는 최소 7,265억 원이다. 당초 윤 대통령이 발표한 496억 원에서 14배 이상 불어나는 셈이다. 한병도 의원은 “이 정도면 청와대를 하나 새로 짓는 게 나은 수준”이라며 “청와대는 공간적 존재도 있지만 국정이 돌아가는 회의안보체계가 갖춰진 컨트롤타워다. 청년·노인 일자리, 민생예산 다 깎으면서 급하게 추진해 재난대비 시스템부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느냐. 이전 청구서를 언제까지 숨길 건가. 국민 앞에 총비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가비용 아닌 별도비용”… 여권, ‘국가영빈관’ 집착 딜레마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당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대통령실 ‘택배통합검색센터’ 신축 예산(24억700만 원)만 해도 지난해 문재인 정부 시절 결정돼 현 정부가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사이버안전 관리시스템 구축 예산’(20억 원)도 경호시설 첨단화 필요성이 이전 정부부터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인수위 청와대 이전 팀장을 맡았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공격을 위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비용에 다 갖다붙이고 있다. 일부는 이전을 안 해도 드는 비용”이라며 “과거에도 공개를 안 해서 그렇지 정권이 바뀌면 청와대 리모델링하고 행정비서실 손봐야 하고 그 정도 비용은 들어갔다"고 밝혔다.

합참 이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자체 플랜이 있던 것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사령부 때문에 용산에 있었지만 미군이 평택으로 갔으니 합참도 옮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도 “합참 이전은 예전부터 필요성이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용산공원이나 청와대 개방 관련까지 이전비용으로 부풀리는 건 곤란하다”며 “국회에 던져놓은 상황이니 예산이 통과되면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전비용이란 게 실제론 운영비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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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홍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왼쪽)과 김용현 부팀장이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개방 행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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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합참 이전은 과거 구체적인 계획연도나 예산 등이 공식화된 바 없어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남태령 이전 계획을 직접 밝히면서 인수위가 1,2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고, 이후 이종섭 국방장관이 2,000억~3,000억 원으로 예상비용을 높였다.

정작 여권에선 영빈관 신축이 좌초된 데 따른 아쉬움이 여전히 강하다. 민주당도 ‘국격’을 제대로 갖춘 영빈관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어 딜레마적 상황이다. 윤 의원은 “사실은 영빈관이 고민이다. 미국 정부가 백악관을 찾는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블레어하우스 같은 공식 숙소가 없어 우리는 호텔에서 잠을 자야 한다. 세계10대 강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철회됐지만 이걸 부대비용이라고 할 수 있나. 신규비용이다. 현 정부는 마지막 1년밖에 못 쓰고 다음 정권까지 이용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여권은 청와대를 개방한 효과가 더 크다며 야당의 공세에는 사실상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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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을 위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 측 실무협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 4월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의 모습. 양측 실무진은 윤 당선인 측이 요구한 496억 원 중 300억 원대 예비비를 1차로 집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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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차적 예산확보 공론화했어야” vs “청와대 있었으면 더 큰 사회적 비용”


그럼에도 이전비용이든 별도의 부대비용이든 모두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세금이다. 496억 원만 얘기해놓고 이제 와서 엄청난 액수를 방치하는 건 궁색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전체 마스터플랜을 내놓고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이강윤 소장은 “당선인 시절 순차적으로 예산을 확보해 대통령실 지근거리에 건립하고자 한다는 정책적 고민을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했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모든 추가비용을 공개하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불가피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돈이 계속 나가겠지만 중요한 건 청와대에 있었을 때의 사회적 비용을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청와대는 막다른 골목이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국민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걸 전 국민이 보고 있지 않나. 국정운영의 투명성과도 직결된다. 전부 얼마가 더 들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넘어야 할 과도기라고 본다. 안 옮겼으면 어땠을까 이런 건 장기적 관점에서 시대의 추세에도 안 맞는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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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전 비용 집계 현황 (자료: 민주당 한병도 의원실) 한국일보 그래픽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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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원 논설위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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