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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최연소 40세이브 LG 고우석 “많이 맞다보니 여유가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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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기록 5일 단축…구단 최초

“예전엔 볼 던지기도 전부터 쫓겨

볼넷 부담 떨쳐내니 마음에 안정

혼자의 힘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경향신문

LG 고우석이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최연소 40세이브를 달성한 뒤 40세이브 기념공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전 | 노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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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거예요.”

프로야구 LG 오른손 투수 고우석(24)은 여유를 장착한 끝에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났다. 최연소 40세이브 고지를 밟으면서 일찌감치 구원왕 수상을 확정했다.

고우석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 시즌 40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줘 2사 만루를 자초했지만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 승리를 지켰다.

이날 고우석은 삼성 오승환을 넘어 최연소 40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만 21세 1개월 21일에 달성해 오승환의 기록을 5일 단축했다. 리그 전체로 보면 역대 8번째이자 LG 구단에선 최초다. 고우석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세운 기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든 것”이라며 동료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27일 기준으로 올 시즌 58경기에 나가 3승2패 40세이브 평균자책 1.55로 호투했다. 블론세이브는 단 2개뿐이다. 최고 시속 150㎞ 후반대에 이르는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커브로 상대 타선을 얼게 만든다. 고우석에 이어 세이브 부문 공동 2위를 달리는 KT 김재윤과 KIA 정해영(31세이브)이 남은 경기에서 세이브를 싹쓸이해도 고우석을 넘어서지 못한다.

LG가 구원왕을 배출한 건 2001년 신윤호 이후 21년 만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고우석이 이전까진 직구로 승부하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올 시즌 여러 구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완성시켰다.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쌍둥이군단에 합류한 고우석은 2019년 마무리 변신 첫해 35세이브를 거두며 차세대 마무리 가운데 가장 앞서나갔다. 하지만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압도하면서도 결정적일 때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올해는 다르다. 볼넷을 내주고 안타를 맞아도 결국 승리를 지켜낸다.

고우석은 “안 좋은 상황에서 좋은 밸런스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볼넷을 주더라도 두렵지 않다.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달라진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많이 맞아봐서 그렇다”며 웃었다.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왜 맞았을까’를 돌아본 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고우석은 “그 순간 마운드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왜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는지를 생각하다 보니 내가 공을 던지기 전부터 쫓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볼넷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고 기술적으로도 보완하면서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리그 마무리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동시에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는 SSG와의 선두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우석이 있기에 LG의 포스트시즌 전망은 물론 리그의 미래가 밝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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