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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준석측 “군사작전하듯 인위적 당헌개정” 국힘 “법원 지적따라 적법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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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비대위’ 가처분 심문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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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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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의 명운이 달린 가처분 심문이 28일 열렸다. 1, 2차 가처분 신청에서 승리한 이준석 전 대표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조목조목 이를 반박하며 “문제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이르면 다음 주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 대한 판단을 내놓을 예정이다.
○ 李 “나만 날리면 된다는 주술” vs 與 “천동설 같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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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국민의힘 전주혜 비대위원이 정진석 비대위 직무정지 관련 가처분 심문에 변론을 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혁 비대위원.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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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3∼5차 가처분을 일괄 심문했다. 이날 심문은 △비상 상황 등 당헌 개정 전국위원회의 효력 정지 △정 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정진석 비대위’ 비대위원 6명의 직무집행 정지 등 3∼5차 가처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은 이날 “오직 ‘이준석 축출’을 목적으로 군사작전 하듯 인위적으로 진행됐다”며 당헌 개정 절차를 문제 삼았다. 이어 “최고위 보궐선거는 하지 않은 채 비대위 설치만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법원의 1차 가처분 결정 이후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이상이 궐위될 경우 비상 상황으로 보고 비대위로 전환한다’고 당헌을 개정했는데, 이 전 대표를 궐위시키려는 목적으로 당헌을 개정했다는 것.

이 전 대표 측은 특히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임명됐던 비대위원들이 모두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일괄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표 측 이병철 변호사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는 중차대한 사유가 어떻게 (비대위원 전원인) 9명에게서 동시에 발생했는지 수차례 이유를 요구했지만 (여당이) 답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재판부로부터 당헌의 미비한 부분을 지적받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정한 것”이라며 당헌 개정이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날 심문에 참석한 전주혜 비대위원은 기자들을 만나 “새 당헌·당규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정된 것이고, 새 당헌에 따라 새 비대위를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정진석 비대위가) 실체적·절차적으로 적법하다는 주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전 비대위원은 “개정 당헌이 특정인을 배척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게 채권자(이 전 대표) 측 주장인데, 그것은 천동설과 같은 주장”이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1시간 반가량 진행된 법원 심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것’이란 (여당의) 주술적 생각을 볼 수 있는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심문 전에 “당이 정신을 차리고 ‘이준석 잡기’가 아니라 물가·환율 잡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 다음 주 가처분 결과에 달린 與 지도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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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날 심문 종료 뒤 “국민의힘 관련 가처분 사건 결정은 다음 주 이후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승소를 자신했다. 이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200% 승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 비대위원은 “법원이 제대로만 판단한다면 승소할 것”이라며 “다음 주부터 국정감사를 치르게 되는데 빨리 ‘가처분 리스크’에서 벗어나 국정 운영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법원이 국민의힘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정진석 비대위’ 체제는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여당 지도체제는 당분간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당분간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후폭풍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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