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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르포]中 기아 옌청공장, 판매부진 수출로 만회…내년부터 전기차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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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시 소유 웨다, 기아 지분 추가 인수로 재조정

기아 옌청 3공장, 용접·조립 등 대부분 작업 자동화

중국 내 부진 수출로 만회…8월에만 4000대 수출

글로벌 기업 이미지 살리고 전기차 생산 강화

[옌청(중국 장쑤성)=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동부 연안의 도시 장쑤성 옌청(鹽城)시. 옌청 기차역에 들어서자 한 가운데 기아(000270)의 중국형 카니발 ‘지아화’가 전시돼 있었다. 거리 곳곳에는 기아 택시가 보였고, 옌청 시민들은 장쑤웨다(悅達·열달)그룹과 기아의 합작법인 ‘웨다기아’가 ‘옌청 대표 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옌청시가 소유한 장쑤웨다그룹이 올해 둥펑차가 보유하던 기아의 중국 지분 25%를 인수(현재 지분 기아 50%, 웨다 50%)하면서 기아와의 관계가 더 돈독해진 것이다. 지난 20일 찾은 옌청에선 기아가 중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는 것이 무색하게 느껴졌다.

기아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2016년 판매대수 65만대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15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중국 로컬 브랜드가 급성장하면서 기아의 경쟁력이 줄어든 게 문제였다. 기아는 올해 들어 중국 내 지분을 재조정하고 친환경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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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천 기차역에 전시된 기아 ‘지아화’.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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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中판매 부진에도 옌청 내 위상 여전

기아의 생산 거점인 옌청 제3공장에 들어서자 기아 관계자는 ‘둥펑웨다기아’가 아닌 ‘장쑤웨다기아’라고 먼저 회사명을 설명했다. 그는 “웨다기아가 지금까지 거둔 매출은 6000억위안이 넘고, 납입한 세금만 515억위안”이라며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웨다기아는 현재 43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1100개가 넘는 협력사를 두고 있다고도 했다. 연간 최대 45만대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3공장에선 지아화와 K3 등 10개 차종이 생산되고 있다.

자동화 공정으로 공장은 노란색 로봇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겪고 있는 부진을 모를 리는 없었다. 공장 관계자는 “가장 바쁠 때는 이곳에서 시간당 68대의 차량이 생산됐을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면서도 현재 생산 대수를 묻자 말을 아꼈다. 기아의 중국 내 판매부진으로 옌청 1공장은 이미 장쑤웨다에 장기임대해 로컬 자동차를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지가 됐고, 2공장도 설비 재정비 등으로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3공장만 유일하게 가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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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아 옌청 3공장 내부 모습. 대부분 자동화가 이뤄져 직원들은 검수 작업 등에만 투입된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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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저우즈화 웨다기아 종합사업부 부부장은 “2017년부터 기아의 중국 내 판매대수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 “우리도 많은 전략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차그룹이 전세계 3위 자동차 회사라는 글로벌 강점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3자 합자 체제에서 지분 구조가 단순해 지면서 의사결정도 더 효율적으로 바꿨다.

그는 또한 “지난해 기아가 브랜드 로고를 바꾸면서 사명에 자동차를 빼고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했고, 중국 내 사업도 그에 맞춰 조정되고 있다”면서 “아울러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커지는 만큼 내년부터 전기차 생산·판매도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내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웨다기아는 판매 부진이 시작된 2018년부터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저우 부부장은 “올해 8월에만 4403대를 수출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 11만5000대를 수출했다”며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 판매돼 중국 자동차 수출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 자동화로 생산성 높여

기아는 2014년 옌청 3공장을 지으면서 금형 작업, 조립, 용접 등 공정을 95% 이상 자동화했다. 경쟁사보다 늦게 중국에 진입한 만큼 공장을 신설하면서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대신 최첨단 설비를 갖춰 자동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기아는 옌청 1~3공장에서 누적 600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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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아 옌청 3공장 내 로봇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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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내를 맡은 직원은 “로봇이 초기 투자비용이 높지만 불량률을 낮추고 안정적인 공장가동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공장 직원들은 로봇이 설치하기 어려운 원자재를 부착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이곳에 현대로템의 금형 설비를 도입해 자체를 찍어내는 작업부터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는 과정까지 일원화했다. K3 등을 포함해 6개 차종에 들어가는 7~8개 세트가 금형이 모두 이곳에서 작업됐다. 금형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3일 주기로 차종을 교체하고 있다고 직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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