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3대로 개념증명 실험에 성공
험지·고층 건축·보수에 유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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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드론을 이용해 건축물을 짓고 있는 미래 상상도.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엠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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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3D 프린팅 건축 기술이 선을 보였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스위스연방재료연구소(엠파) 과학자들이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개념증명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 새로운 기술의 이름은 ‘공중 적층제조’(Aerial-AM)다.
꿀벌이 집을 짓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기술은 건축 재료를 실은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한 층씩 쌓아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72개층의 높이 2.05m 실린더와 28개층의 높이 0.18m 실린더 두개를 이 방식으로 쌓아올리는 실험에 성공했다. 또 드론 3D 프린팅에 사용할 수 있는 시멘트류 혼합물 4종을 개발했다.
고정된 노즐이 아닌 공중비행하는 드론으로 재료를 정밀하게 쌓아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정밀도를 5mm까지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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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론이 한 층씩 재료를 쌓아올리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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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산악지형처럼 3D프린터를 설치하기가 어려운 험지나 멀리 떨어져 있는 벽지, 원자력발전소처럼 위험한 지역에서도 손쉽게 구조물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초고층 건물이나 다리 교각처럼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곤란한 장소에서 수리할 곳이 생겼을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미르코 코바치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항공학)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건물을 짓고 수리할 수 있다는 걸 실험실 차원에서 입증해 보였다”며 “앞으로 고층 건물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건설 및 보수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에는 두가지 유형의 드론을 한묶음으로 사용했다. 하나는 실제로 재료를 쌓아올리는 빌드론(BuilDrone), 다른 하나는 건축 상황을 관찰하면서 다음 단계를 알려주는 품질관리용 스캔드론(ScanDro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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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드론을 이용한 공중건축 시뮬레이션 영상.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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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선 먼저 빌드론이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재료를 한 번에 한 층씩 쌓아올렸다. 이어 스캔드론이 카메라로 작업 현장을 촬영해 다음 시공 단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이터를 생산했다. 드론 1대가 한 번에 작동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0분이었다. 연구진은 빌드론 2대를 번갈아 띄워 두 개의 실린더를 완성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작업에 최대 15개의 드론을 동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드론은 기본적으로 사전에 입력한 방식에 따라 자율작동하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지상에서 수동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 수십, 수백대를 활용할 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로버트 스튜어트-스미스 교수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구조 공학이나 드론 비행의 한계만 있을 뿐 이론상으로는 건축물의 크기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산업에서 드론은 이미 현장 점검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직접 건축에 사용하는 것은 전에 없던 방식이다. 마수드 게이사리 플로리다대 교수는 “드론을 이용한 공중건축도 이제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걸 완벽히 보여주는 논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9월22일치 표지 사진으로 실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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