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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퇴행’ ‘강박관념’ ‘참사’…이재명, 공세 수위 올리며 ‘강경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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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 및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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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 수위가 올라가는 모습이다. 여권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통해 민생을 챙기는 유능한 대안 야당의 리더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9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국정을 맡은 지 몇 달 되지 않았지만 참으로 실망스런 국정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내적으로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국격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국내 상황을 보자면 경제나 민생에 있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뚜렷한 대책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시장만능주의조차 오해해 시장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주식 시장은 패닉 상태이고, 금리‧환율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 시장에 맡겨놔야 되겠다’는 생각이 시장의 불안을 더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정은 결국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인데 지금은 국민의 삶을 해하는 방향으로 퇴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잘못들을 신속하게 바로잡고 국정이 진정 국민과 국가를 위해 작동할 수 있도록 민주당 의원들의 큰 역할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 앞에서 진행된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지금 대한민국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현장의 민생경제도 어렵고, 외교 참사로 인해 외교와 나라살림에 대한 국민의 걱정도 매우 크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국정의 잘못됨을 바로잡고 국정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견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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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의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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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외교 참사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고 막아보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며 “우리 경제의 큰 위기이자 민생의 위기이다. 우리 경제에 드린 먹구름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외경제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위기 대응 의지 표명과 발 빠른 초동 조치는 국내외에 분명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주가 폭락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가 금융 약자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부채 증가도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가계부채 대책을 제시하고, 한시적 공매도 제한, 한미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할 정부의 비정한 예산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 경제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민의 삶에 여야가 따로 있지 않다. 민주당은 어떠한 역할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함께 힘을 모아 경제 참사를 막아내고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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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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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앞뒤가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과 관련해 “이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의 정치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말이 떨어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로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대표의 뜻으로 해임건의안이 발의되고 (본회의 처리가) 강행된다면 이 대표는 전 국민 앞에서 앞뒤가 다른 말을 한 것에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와 민주당부터 반사이익 정치가 아닌 잘하기 경쟁으로 희망을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며 “미래 비전을 뚜렷이 제시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유능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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