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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 남자, 진짜 금감원 직원이야?”…‘이것’ 봐야 안 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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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조직적인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룬 영화 ‘보이스’의 한 장면 [영화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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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직장인 A씨는 본인이 금융거래법을 위반했다는 금융감독원의 문자를 받았다. 깜짝놀란 A씨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했지만 발신 번호가 실제 금감원 번호와 일치해 의심없이 해당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은 금감원 실제 번호와 직원 이름을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이었다.

금융·공공기관과 똑같은 번호를 사칭해 클릭, 통화를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정상적인 문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심 마크’를 도입한다. 보이스피싱에 대량의 대포폰 번호가 악용되는 점을 감안해, 통신사에서 개통 가능한 회선 수도 기존 150개에서 3개로 대폭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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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이체를 유도하는 영화 보이스의 한 장면 [영화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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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발신번호’ 안심문구 확인해야국무조정실은 29일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 등을 담은 보이스피싱 통신·금융 분야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금융·공공기관 등이 발송한 정상적인 문자를 수신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심마크(인증마크+안심문구) 표시’ 서비스를 오는 10월부터 시범 도입한다. 실제 기관과 똑같은 번호로 문자를 발송해 통화나 클릭을 유도하는 수법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안심 마크는 문제 번호 앞에 기업 로고가 부착되고 ‘확인된 발신번호’라는 안심문구가 포함된다.

발신번호 거짓표시, 보이스피싱, 불법스팸 등으로 신고돼 이용 중지된 번호는 문자사업자 간에 공유해 문자 발송을 차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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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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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오는 10월부터 대포폰 대량 개통을 막기 위해 개통 가능한 회선수를 3개로 제한한다.

현재는 1개 통신사당 3회선씩 총 150개 회선(3회선×50여개사)까지 개통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전체 이통사를 대상으로 3회선까지만 개통이 가능하고, 개통은 30일 단위로 추가할 수 있다.

휴대전화 개통 시 이용자 본인확인 절차와 시스템도 강화한다. 신분증 사진과 실가입자를 비교할 수 있도록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본인확인 절차 위반 등에 대한 부처합동 단속(경찰청·방송통신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부)을 실시하여, 부정개통에 연루된 사업자에 대해서는 엄정 처벌한다.

국제전화를 통한 사칭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제전화가 걸려오는 경우 단말기 화면에 ‘국제전화(한글)’ 안내가 표시되고, 통화연결시 수신자에게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음성 안내멘트도 동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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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을 저지르고 있는 영화 보이스의 한 장면 [영화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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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통장 사용하지 않는 ATM 현금, 1회 50만원까지만 입금금융 관련 대책도 마련했다. 그동안 범인을 만나 직접 현금을 주는 대면편취형은 송금·이체 행위가 아니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보이스피싱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조직원을 검거하더라도 지급정지가 불가능해 피해자에 대한 피해구제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적용해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하는 즉시 금융회사에 해당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ATM에서 카드·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계좌번호를 입력해 현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대면편취한 자금을 송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를 제한하기 위해 입금한도를 1회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한다. ATM 무매체 입금을 통해 송금한 자금을 무제한으로 수취할 수 있던 것도 1일 300만원 한도로 수취를 제한한다.

범죄자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자금을 직접 송금·이체하는 경우 지금까지는 피해자의 대응수단이 없었다. 앞으로는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우려) 시, 피해자가 전체 금융기관의 본인명의 계좌를 일괄선택 정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정부는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파괴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전쟁을 한다는 각오로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며 “보이스피싱 범죄가 조기에 근절되도록 신고에서 수사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를 조속히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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