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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집안일 여자가’→‘부부 공평해야’ 고령자 인식 변화…워라밸도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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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까지만 해도 집안일은 여성이 주로 해야 한다는 게 고령자 대부분의 인식이었다. 최근에는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인식이 전체 고령자의 절반 가까이로 늘었다.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생각도 계속 줄고 있다.

중앙일보

10년간 고령자 의식변화. 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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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9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자 중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010년 26.7%에서 2020년 45.1%로 10년 사이 18.4%포인트 증가했다. 2010년에는 가사를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령자가 71.6%로 대다수였지만, 2020년에는 52.6%로 줄었다.

통계청이 10년간 고령자 인식 변화를 살펴보니 가족·일자리·장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령자의 생각이 바뀌었다. 2011년까지만 해도 고령자는 일과 가정생활 중 일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44.8%로 가장 많았다. 가정이 우선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5.1%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에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령자가 30.9%로 줄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고령자가 50.9%로 가장 많았다.

노후준비에 대한 고령자의 의식도 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견해는 38.3%에서 27.3%로 감소했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8%에서 49.9%로 높아졌다. 자식이 부양해주길 기대하는 고령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고령자 3명 중 2명이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한다. 본인·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자 비중은 65.0%로 10년 전보다 13.4%포인트 증가했다. 이 때문에 65~79세 고령자 54.7%가 취업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10년 새 12.1%포인트 증가했다. 취업을 원하는 이유도 ‘생활비에 보태겠다’는 사람이 53.3%로 가장 많았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령자는 2021년 56.7%로 10년 전 대비 16.6%포인트 증가했는데, 이들 중 48.4%가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다. 예‧적금으로 노후 준비를 한 고령자는 17.1%, 직역연금을 받겠다는 사람은 11.1%였다. 10년간 국민연금은 16.6%포인트 증가했지만, 예‧적금은 10.4%포인트 감소했다.

장례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있었다. 고령자의 대부분인 81.6%는 본인이 선호하는 장례 방법으로 화장을 선택했다. 10년 전보다 24.9%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로 매장을 선호한 고령자는 21%포인트 줄어 17.8%였다.

한편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은 3년 뒤인 2025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 연수는 7년으로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다.

정구현 통계청 사회통계기획과장은 “최근 10년간 고령인구가 늘고, 고령자의 인식 변화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로운 의식을 가진 고령자가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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