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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석우 두나무 대표 "규제 공백에 수년간 사기꾼 취급…명확한 기준 마련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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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기자]

테크M

이석우 두나무 대표 / 사진=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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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이끄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수년간 이어진 규제 공백 상황을 지적하며 업계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일괄로 규제하는 기본법 대신, 코인 종류와 특징에 따라 적합한 방식으로 규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년째 이어진 규제 공백...사기꾼 취급 당하며 버틴 업계

이석우 대표는 29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22 암참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규제 공백이 수년째 이어지는 동안 사기꾼 취급을 받으며 버텼다"며 "최소한의 규제 마련과 더불어 업계가 자율규제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7년 이전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한다고 하면 핀테크 사업을 하는 인재들로 봐줬는데, 가격이 오르면서 어느날부터 도박·사기업자가 돼 버렸다"며 "굉장히 서러웠다"고 털어놨다. 또 "디지털자산 산업에 좋은 개발자들도 많이 들어왔지만, 폰지 사기꾼들도 다 모였다"며 "그러다보니 혼탁한 시장이 돼 당국에 제발 기준이라고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법무부 관계자가 "코인은 완전히 사기"라며 사업자들의 명함도 받지 않았던 과거를 회상했다. 또 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을 찾아가면 "자신들은 권한이 없다"고 서로 피했고, 청와대는 연락해도 만나주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격'만 보지 말고 블록체인 '본질' 봐야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락한 이후에도 정부 당국은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업계에선 대비를 하자고 이야기 했었는데 대화조차 힘들었다"며 "가상자산 가격에만 몰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인의 본질은 가격이 아니라 블록체인의 암호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하나의 인센티브 구조"라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커지면 커질수록 가치도 올라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한다. 모든 자산과 모든 권리가 디지털화되고 토큰화 되면 국경이 없어진다"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하게 자산들이 실시간으로 거래될 것이고, 훌륭한 개발자 많은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트레이딩 플랫폼을 잘 제공하면 모든 코인이 한국 거쳐 거래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비트에서 지난해 하루에 42조원 규모가 거래됐다"며 "정말 잘할 자신 있는데, 부정적으로 바라보니 한치 앞도 못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소한의 기준' 필요...유연하게 규제해야

이 대표는 자본시장법을 따라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재 2만여종이 넘는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며 "이를 하나로 취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코인 마다 각각 쓰임새가 있다"며 "하나로 취급하겠다는 것은 나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트코인이 나온지 13년이 지났고, 지난 2018년 난리 겪은지 4~5년 지났는대도 아직 법에 관련 내용이 단 한줄 들어가 있다"며 "최소한의 금지행위는 입법화가 필요하지만, 코인을 종류에 따라 나눠 규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형토큰은 증권법으로 규율하고, 지급결제용토큰은 지급결제법으로 규율하고, 새롭게 등장한 네트워크형이나 유틸리티형은 자율규제를 할 수 있게 해야한다"며 "미국과 유럽도 크게 증권형, 지급결제형, 유틸리티형으로 나눠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국내 가상자산 규제의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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