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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61년 만에 61홈런 탄생, 한국은 언제쯤 이승엽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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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61년 만의 아메리칸 리그 61홈런 타자 탄생에 열광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뉴욕 양키스의 외야수 애런 저지(30)다.

미국이 저지의 홈런 소식에 들썩이는 가운데 한국에선 언제쯤 이승엽의 56홈런 기록을 뛰어넘는 이가 나올지 기약 조차 없는 분위기다.

저지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 7회초 타석에서 시즌 61호 홈런을 기록했다. 61호 홈런은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과 타이 기록이다. 3-3으로 맞선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저지는 팀 메이자의 5구째 94.5마일 상커를 강타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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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에서 연이어 홈런 신기록 도전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KBO리그는 올해도 30개 대 홈런왕이 탄생할 상황이다. 문제는 이승엽(2003년)이 가진 56홈런 신기록에 도전할만한 타자가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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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저지는 ‘약물의 시대’로 얼룩진 메이저리그 홈런 기록을 새로 쓰는 주인공으로 미국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는 ‘스테로이드의 남용’과 야구 흥행을 위해 이를 묵인한 사무국 탓에 홈런 기록이 쏟아졌다.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등 6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의 시즌이 연이어 나왔다. 특히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왕인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는 2001년 73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새롭게 썼다.

그러나 현재는 이 기록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청정기록인 저지의 ‘순수한 도전’에 많은 이가 열광중인 상황이다. 저지는 1개의 홈런만 더 추가하면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새롭게 쓰게 된다.

일본프로야구(NPB)가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의 홈런 신기록 도전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라카미는 지난 13일 멀티홈런으로 58년 만에 오 사다하루(82·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55홈런은 일본 내국인 타자 기준으로는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이다. 그 이후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며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대 초반 홈런왕의 탄생에 일본 열도의 야구팬들은 기쁨 속에 기록 도전을 응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홈런 기록은 초라할 정도다. 한국의 홈런 1위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박병호(kt)의 33홈런 기록이다. 투고타저인 올해도 한국의 홈런왕은 30개 대에서 결정될 전망. 박병호를 제외하면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홈런 2위 피렐라(삼성)가 26개 3위 오지환(LG)이 25개, 4위 최정(SSG)이 24개를 기록 중인데 시즌 페이스나 현재 흐름을 고려하면 30개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한국에서 홈런 기록과 관련한 화제가 사라진 지가 이미 오래다. 이승엽이 1999년 삼성 소속으로 54홈런을 기록해 KBO리그 단일 시즌 홈런 신기록을 쓴 이후, 그 기록을 2003년 56홈런으로 다시 경신하며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그 당시만 해도 야구팬, 나아가 온국민이 이승엽의 홈런 소식에 관심을 쏟았다. 이후 박병호가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기록 도전으로 다시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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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가 61년만에 아메리칸 리그에서 시즌 61호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이 기록은 약물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은 타자의 최다 홈런 타이 기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진(캐나다 토론토)=ⓒAFPBBNews = News1


그러나 박병호 이후엔 좀처럼 새로운 홈런왕과 새로운 홈런 레이스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KBO리그에서 최근 5년 간 40홈런 이상 홈런왕이 탄생한 것은 2차례로 그마저도 3년 전이다. 확실한 타고투저의 해였던 2018년 1위 김재환(두산, 44개) 포함 5명의 타자가 40홈런 이상을 기록한 이후 2019년 로하스(kt, 47개)가 마지막이다. 로하스가 이듬해 NPB로 이적하면서 3년째 30개 대에서 홈런왕이 나오고 있는 상황.

올해 만 36세의 박병호에게 이승엽의 홈런 신기록 경신을 다시 도전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처럼 문제는 앞으로도 저지나 무라카미와 같이 리그 홈런 신기록을 도전하는 홈런 타자의 탄생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KBO리그 홈런 ‘TOP 10’에 20대 타자는 22개의 이정후(24) 단 1명 뿐이다. 이정후는 전형적인 슬러거로 분류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범위를 ‘TOP20’으로 넓혀봐도 올해 ‘중고 신인왕’의 열풍을 이끌고 있는 김인환(28, 한화)이 16개로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전부다. 단 2명의 20대 내국인 타자를 제외하면 모두 30대 이상의 베테랑들과 외국인 타자들인 셈이다.

현실적으로는 로하스와 같이, KBO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가 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걸 기대하는 게 현실적이다. 프로야구 40주년을 맞아 41년의 야구 역사를 가진 KBO리그의 쓸쓸한 이면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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