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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남한산성 숭렬전·통일신라 석탑 등 10건 문화재, 보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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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영월 창절사’ 등 조선 유교건축물 8건 보물 지정예고

‘경주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김제 내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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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이 예고된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의 전경(오른쪽이 동탑).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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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 석탑인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백제 시조인 온조왕의 위패를 봉안한 ‘남한산성 숭렬전’ 등 조선시대의 유교건축물 8건, 지방 관아 건물 1건 등 모두 10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문화재청이 29일 밝혔다.

보물 지정이 예고된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은 5.85m 높이로 통일신라 시기인 8세기 전반에 건립됐다. 두 탑 모두 2층 기단으로 구성됐고, 탑신(몸돌)과 옥개석(지붕돌)은 각각 1장의 석재로 다듬어졌다. 그동안 복원 과정에서 일부 새 부재들이 사용됐으나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과 양식사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동탑은 1963년에 경주 불국사역 광장으로 이전되었던 것을 2009년 (전)염불사지 정비와 함께 원위치에 이전·복원한 사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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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시조 온조왕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남한산성 숭렬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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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교건축물 8건도 보물 지정이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이들 유교건축물은 제사 의례를 중요시하던 성리학이 정착되면서 사묘(祠廟) 재실(齋室) 정려각(旌閭閣) 등으로 지어졌다”며 “제사 의례는 물론 후손들의 교육기능 수행, 가문의 지위 향상이나 지역 정치적 기반 강화 역할과도 관계가 깊다”고 밝혔다. 사묘는 선조의 신주나 영정을 모셔두고 제사를 지내는 건물, 재실은 무덤·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 정려각은 충신이나 효자에게 임금이 하사한 편액을 걸어두는 건물을 말한다.

이 가운데 ‘남한산성 숭렬전(崇烈殿)’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머물던 왕이 백제 시조인 온조왕 제사를 지낸 일을 계기로 1638년에 세워진 사묘다. 1661년 현 위치로 옮겨진 이후 정조 때에 ‘숭렬전’이란 명칭이 내려졌다. 역사적 문헌기록과 함께 제사의식이 계승되고 있으며 건축사적 가치도 있다.

‘영월 창절사(彰節祠)’는 사육신을 비롯해 10명의 충신에 대한 제사의례를 위해 1685년에 건립돼 1705년 지금의 위치로 이건됐다. 보통의 사당에 비해 규모가 크며, 사당 외에도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닦는 강당 등의 건물도 있어 조선시대 서원과 같은 구성을 보여준다. 인근에 위치한 장릉과 함께 영월지역에서 단종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건립되었으며, 건축물은 18세기 건축적 특징들을 잘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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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영월 창절사’ ‘영동 세천재’ ‘전주 조경묘 정묘’ ‘고흥 여산송씨쌍충 정려각’.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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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세천재(歲薦齋)’는 충주박씨 황간파 박세필이 1691년에 처음 지은 재실로, 제사 의례와 함께 후손들의 교육 기능 역할도 한 공간이다.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재실 건축의 전형성·지역성을 잘 보존하고 있어 영동지역 유교문화와 조선 중기 이후 지역사회의 변동, 건축형식 변화 연구 등에 중요한 사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방 후 독립운동가 성하식이 훈장을 맡아 후학들을 가르쳤고, 초대 부통령 이시영이 시국강연회를 연 곳이기도 하다.

‘고흥 여산송씨 쌍충 정려각(雙忠 旌閭閣)’은 여산송씨 문중의 송대립과 그의 아들 송심(1590~1637)이 임진왜란·병자호란 때 전공을 세우고 순절한 것을 기리는 건축물로 1704년(숙종 30년)에 건립돼 여러 차례 수리와 정비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려각으로서는 매우 화려한 모습이며, 정려 건축의 품격과 장식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강진 해남윤씨 추원당(追遠堂)’은 윤사보와 윤경 부자를 모시는 재실로, 1649년 무렵 윤선도의 주도로 창건됐다. 내부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마루가 넓게 조성됐으며, 수준 높은 목수의 기술력과 독창적 건축기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추원당과 함께 지정이 예고된 ‘강진 해남윤씨 영모당(永慕堂)’은 해남윤씨의 중시조인 윤광전과 윤단봉·윤단학 형제 등 세 사람의 신위를 모신 건물로 1737년에 건립돼 1813년에 크게 수리됐다. 우리나라 대표적 재실 건축 형식의 하나로 18세기 지방 건축 양식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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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진 해남윤씨 추원당’ ‘강진 해남윤씨 영모당 ’ ‘포항 상달암 ’ ‘김제 내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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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조경묘 정묘(正廟)’는 전주 이씨의 시조인 이한과 그의 비(아내)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1771년에 건립된 건축물이다. 현존하는 사례가 적은 18세기 왕실 사묘다.

‘포항 상달암(上達庵)’은 조선 전기 문신인 손소의 묘를 조성할 때 묘소를 수호하고 명복을 빌기 위한 목적으로 1484년에 중건된 재실 건축으로, 1595년·1786년에 각각 수리돼 현재에 이른다. 15세기 건축적 특징이 잘 드러나는데다 독특한 지붕 구성 등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물 지정 예고 가운데에는 내아(內衙) 건물도 있다. 내아는 지방 관아 건축에서 지방관이 공무를 수행하는 공적 공간인 동헌과 달리 그 가족들이 생활하는 살림집 공간을 말한다. ‘김제 내아’는 1749년 무렵 건립돼 조선 후기 지방관의 일상을 고찰할 수 있는 드문 사례다. 이날 지정이 예고된 10건의 문화재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 후렴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된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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