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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힘 못 쓰는 지프·푸조… 스텔란티스 출범 1년 성적은 ‘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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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과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합병해 스텔란티스그룹이 탄생하면서 국내에서도 지난해 6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출범했지만, 새 조직 탄생 이후 국내 판매 실적은 오히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FCA 산하에 있던 지프와 PSA 산하 브랜드였던 푸조, 시트로엥, DS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올해 1~8월 지프 판매량은 4200대로 지난해보다 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푸조 판매량은 19% 감소한 1180대였고, 시트로엥과 DS는 각각 60대, 39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전체 수입차 판매가 9% 정도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스텔란티스코리아 소속 브랜드의 판매 부진이 유독 심각하다. 올해 초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키면서 국내 사업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조선비즈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뉴 푸조 308'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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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은 출범 당시 브랜드 간 시너지를 강화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아우만 사장은 지난 1월 3일 “한불모터스로부터 PSA 브랜드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을 보장하기 위한 지속적인 브랜드 개발과 효율적인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했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1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던 지프는 올해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지금 추세로라면 지프가 올해 목표로 제시했던 ‘1만대 클럽’ 유지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판매 감소가 너무 급격하다는 평가다.

지프는 지난해 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랜드체로키L’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컴패스’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고 판매 비중이 높은 ‘레니게이드’ 신규 트림도 추가했지만 신차 효과가 크지 않았다. 회사 안팎에서는 신차를 투입하고도 반복적이고 기습적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조의 경우 스텔란티스코리아에 편입된 이후 가솔린 모델을 새로 출시하고 신차도 내놓았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디젤 모델만 판매하던 푸조는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디젤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자 판매 비중이 높은 SUV ‘3008′과 ‘5008′ 가솔린 모델을 국내에 투입했다.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인증 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MZ세대’(20~30대) 소비자를 겨냥한 해치백 모델 ‘308′을 소개했다.

하지만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주행 성능과 애매한 가격 책정 등으로 푸조는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트로엥과 DS 브랜드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브랜드 중 판매량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푸조는 특유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마니아층이 있지만, 높은 연비를 강조하는 프랑스 브랜드 특성상 독일이나 미국 브랜드보다 주행력이 떨어지는데, 국내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푸조 3008과 5008 가솔린 모델에 탑재된 3기통 1.2퓨어테크 엔진은 최고 출력이 130마력 정도로 경쟁 브랜드의 소형 SUV 모델보다 낮다. 부족한 AS 인프라 때문에 긴 대기기간, 부족한 부품 문제도 고질적이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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