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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與 “날치기” 전원퇴장… 정의당도 “민주당의 나쁜 촌극”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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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진 해임건의안 단독표결로 통과시켜

與 “거대 야당의 입법 횡포”

“미국 부통령의 방한 기간에 외교장관 등에 칼 꽂나” 항의

野 “국익에 꼭 나쁘진 않다”

朴장관, 자신 거취와 관련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

조선일보

與 피켓시위 외면하며… 본회의장 향하는 이재명 대표 - 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하는 가운데,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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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정의당 의원 6명도 “정치를 올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요구 등 대야(對野) 전면전을 선포하며 국회 보이콧을 예고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난 뒤 본회의를 정회하고, 오후 6시에 본회의를 다시 소집해 해임건의안을 상정한 뒤 곧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진표 의장과 민주당은 반민주, 반의회, 국정 발목 잡기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외교 라인 전면 교체’ ‘대통령은 사과하라’ 피켓을 든 채 “사과를 제때 안 하니까 이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 전 의사진행발언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 본회의에서 첨예하게 대립되는 안건을 일방 상정하는 것은 국회사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MBC 자막 조작 편집 왜곡, 편파 방송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야유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라며 반발하다가 김 의장이 표결을 강행하자 전원 퇴장했다. 본회의를 소집한 지 22분여 만에 해임건의안이 상정됐고, 상정 후 9분여 만에 표결이 시작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표결 결과는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可決)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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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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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투표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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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민주당은 오후 3시에 본회의를 재차 열려고 했지만, ‘방한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일정을 감안해달라’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요청이 받아들여져 오후 6시로 늦춰졌다. 주 원내대표는 “제가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지금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일정을 수행 중이고, 해리스 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오후 6시쯤 출국할 예정이라 한다. 박 장관이 그야말로 치열한 외교 현장에 있는데 등에 칼을 꽂아서 되겠냐’고 항의를 세게 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에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꼭 국익적으로 나쁘진 않다”며 “지난 순방 기간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라든가 통화스와프 등 어떤 성과도 못 내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박진 장관은 이날 오전 본회의가 열리기 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며 “지금 해리스 미 부통령 관련 행사가 있어서 급히 용산으로 배석하기 위해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번 사안이 외교장관의 해임 사유가 되느냐를 놓고서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정의당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서 “박진 장관은 윤 대통령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해 주무 장관으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한미·한일 회담 실패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표결 불참 이유에 대해 “이번 순방 외교가 참사로 귀결된 본질적 이유는 비속어 파문인데 이는 대통령 본인의 잘못이고, 대통령이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표결은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스톱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박진 장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이는 외교 장관 해임 사유로는 부족할 뿐 아니라 오히려 국정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4차례나 의원총회를 열며 대응 방안을 모색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실질적으로 대선 불복 행위나 다름없다”며 “내일(30일) 오전 중으로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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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로 국회를 통과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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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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