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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한항공, 고환율에 무거워진 날개…위험분산·일본노선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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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0원 오를 때 외환손실 3500억 원 늘어
"원화 고정금리 차입 늘려 대응"


더팩트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하면서 대한항공의 외환손실 규모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보잉 737-8 기종의 모습.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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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가는 등 '킹달러' 장세가 지속되면서 대한항공의 외환손실 부담도 덩달아 커지는 모양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솟은 환율 여파로 항공사들마다 달러로 지급하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 달러로 지급하는 지출 항목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늘리는 등 위험분산(헷지)으로 대응하고,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은 일본노선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전날(29일)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0원(0.07%) 오른 1441.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7월 1295원대였던 환율은 8월 초 1300원대 잠시 진입했다 떨어진 뒤 1200원대 후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8월 1300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9월 28일 최고점인 1440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지난달 대비 약 100원 가까이 환율이 상승한 셈이다.

이처럼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대한항공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환율이 10원 조정될 때마다 대한항공은 35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284억 원의 외화 환산 손익이 발생한다. 8월 부터 100원 가까이 환율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외환손실은 약 3500억 원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순히 환전비용만 높이는 것을 넘어 해외 여객 수요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8월 기준으로 3000달러를 마련하려면 390만 원을 준비해야 하지만, 현재 환율(29일 오후 4시30분 기준)을 적용하면432만3000원이 필요하다. 약 42만 원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달러화에 대한 가치도 함께 높아져 환율이 오르게 된다. 대부분의 원자재와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내 여건상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함께 오르게 된다. 가계 상황도 어려워지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환율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통화별 수입·지출 균형화 차원에서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최대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달러 뿐만 아니라 원화와 엔화 등으로 차입 통화를 다변화해 달러화 차입금 비중을 줄이고 있다"면서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통화 파생상품 계약 등을 통해 환율변동 위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환율변동 위험은 정기적으로 평가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은 일본으로의 여행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기준 원·엔화 환율은 995.68원으로 전일보다 1.52(-0.15%) 내렸다. 지난해 말 1050원대를 유지하던 엔회는 올해 3월부터 하락을 시작헤 최근에는 99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제로금리' 정책을 펼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의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인해 입국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여행객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점도 항공사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은 오는 10월 11일부터 일일 입국자 수 제한 폐지, 무비자·개인 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일본의 규제완화에 발맞춰 10월 11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을 하루 1편에서 2회로 증편하고, 10월 13일부터는 부산~나리타 노선도 주 3편에서 하루 1편으로 운항한다.

지금까지 중단됐던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10월 14일부터 주 3편으로 운항하며 10월 30일부터는 데일리로 운항한다. 인천~삿포로 노선도 10월 말부터 하루 1편 재운항하며, 인천~나고야 노선은 오는 11월부터 차례로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입국자 규제 완화와 더불어 엔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여행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면서 "일본이 전통적으로 해외여행 선호지역인 만큼, 증편을 통해 여행객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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