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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돌아온 노벨상의 계절… mRNA백신 개발자, 이번엔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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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부터 노벨 과학상 발표

동아일보

올해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10월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이 발표된다. 과학자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노벨상을 안게 될 과학자와 연구 성과에 학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억제하는 데 크게 기여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 주역들이 노벨상 수상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깜짝’ 물리학상이 수여된 연구 주제 ‘전 지구 기후모델’의 숨은 조력자인 계산과학 분야가 올해도 노벨 과학상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 mRNA 백신 개발 주역 수상 가능성은

코로나19 팬데믹 1년 만에 개발돼 방역에 기여한 mRNA 백신은 지난해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예상됐지만 수상이 불발됐다.

mRNA 백신은 그동안 백신 개발에 활용됐던 단백질 기반의 전통 백신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백신이다. 단백질을 정제하는 과정 없이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가진 설계도 격인 mRNA를 직접 주입한다. 빠른 시간 내에 개발이 가능해 팬데믹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더욱 각광받았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mRNA 백신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한 이유로 노벨상 수상 후보 제출 기한이 당해 2월 1일까지였다는 점을 꼽았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괴란 한손 사무총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mRNA 백신은 임상시험으로 검증됐지만 전염병에 대한 전 세계적 효과가 명확한지는 불투명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종식을 논하는 데 백신과 치료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는 만큼 다시 한번 mRNA 백신의 노벨상 수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미 mRNA 백신 개발 주역들이 주요 과학상을 수상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노벨상 수상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mRNA 백신 개발에 공헌한 커리코 커털린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지난해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미국 자선사업가가 설립한 앨버트앤드메리래스커 재단에서 의학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1945년 만든 상으로 노벨상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 물리학상·화학상 수상 연구 핵심 역할 한 계산과학 올해도 존재감 보일까

시상 부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수상의 주인공이 된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계산과학이 올해도 존재감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계산과학은 컴퓨터 계산을 통해 이론을 검증하거나, 이론적으로 구상한 모델을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다. 과학 연구가 실생활에 적용되기 전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계산과학’은 26일(현지 시간) 최근 몇 년 새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에서 계산과학의 숨은 역할을 조명했다.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가 증가하면서 지구 표면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예측할 수 있는 ‘전 지구 기후모델’을 개발한 연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모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계산과학이 핵심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지구가 반사하는 태양열 에너지가 우주로 돌려보내지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측할 수 있었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안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에서도 계산과학은 성과를 도출하는 열쇠가 됐다. 유전자를 원하는 대로 자르고 교정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컴퓨터 계산을 통해 유전자 가위가 인체의 면역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할 수 있었다.

○ 여성 수상자 비율 3%…여성 과학자 활약상도 주목

동아일보

1901∼2021년 노벨 과학상 수상자는 생리의학상(224명), 물리학상(219명), 화학상(189명) 등 총 632명이다. 이 중 23명(약 3.6%)이 여성 수상자다.


여성 수상자가 추가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세계적으로 여성 과학자의 활약이 늘고 있지만 노벨 과학상 여성 수상자 비율은 여전히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벨 과학상 수상자 632명 중 여성 수상자는 23명으로 약 3.6%다. 노벨 물리학상의 경우 노벨상을 수여한 전 기간 동안 단 4명의 여성 수상자만을 배출했다.

여성 과학자가 동시 수상한 사례도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가 첫 사례다. 지난해에는 총 7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 중 여성 과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올해에는 여성 수상자가 몇 명이 될지 주목된다.

세계적 학술정보회사 클래리베이트는 21일(현지 시간) 노벨 문학상을 제외한 4개 분야에서 노벨상 유력 수상 후보 총 20명을 공개했다. 논문 인용지수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를 발표한 학자들 가운데 엄선한 결과다. 미국의 과학자가 14명으로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어 일본 3명, 영국 2명, 독일 1명 순으로 후보자에 많이 거론됐다. 이 중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분야에 이름을 올린 여성 과학자는 총 4명이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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