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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후위기로 몸살 앓는 개발도상국… 미래세대와 함께 대응 역량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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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다시 희망으로]

굿네이버스

기후변화로 큰 피해 입는 개도국… 주민과 나무 심으며 인프라 구축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프로그램… 아시아-아프리카 아이들 직접 교류

국제 사회에 기후위기 심각성 알려

동아일보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는 세계시민교육 청소년 국제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청소년들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기후 위기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캄보디아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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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사는 마카라 군(13)는 최근 갑작스러운 폭우로 집이 물에 잠겨 등교하지 못했다. 우기엔 가물고, 건기에는 비가 오는 이상 기후 현상도 종종 마주친다. 이처럼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친구 로삭 군(15)은 심한 감기에 호흡 곤란까지 겪었다.

르완다에 살고 있는 사니아 양(15)은 급격히 심해진 대기 오염이 걱정이다. 사니아 양은 “저를 비롯한 제 친구들은 매연에 장시간 노출돼 대부분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올해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글로벌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며 지난 20년간 연평균 400여 건을 기록했던 전 세계 재난 발생 건수가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 약 560건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피해에 더욱 취약하다.

지난해 세계기상기구(WMO) 분석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9년까지 기후 변화가 유발한 재해로 인한 사망자 중 개발도상국 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91%에 달한다. 이 같은 개발도상국의 피해는 아동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기후 위기는 곧 아동권리 위기… 아이들이 주도하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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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2기’에 참여한 우간다 청소년들이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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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기후 위기로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개발도상국이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미래 주역이지만 그동안 국제사회 무대에서 소외됐던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글로벌 유스 네트워크(Global Youth Network)’에는 아시아 9개국, 아프리카 7개국 아동 총 48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실시간 비대면 교류를 통해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기후 위기 해결 방안을 고민했다. 나무 심기, 하천 정화, 지역사회 캠페인 등 각국의 사회문화 상황에 맞는 환경 보호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또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개발도상국의 미래 세대들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굿네이버스 ‘그린스쿨(기후변화 적응형 학교) 프로젝트’는 가뭄,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으로 피해가 잦은 지역에 숲으로 둘러싸인 친환경 학교를 건축하고, 아동과 교사를 위한 환경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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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스 네트워크 2기’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청소년들이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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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는 베트남 선즈엉현 지방정부를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업해 동로이 중등학교 개보수를 시작했다. 동로이 중등학교는 50여 년 전 건축돼 시설 노후화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산기슭에 위치해 폭우와 산사태 시 붕괴 위험이 높은 곳 중 하나였다. 교내 위생시설이 없어 야외 배변으로 인한 수질 오염도 심했다.

굿네이버스는 공터인 학교 주변에 숲을 조성해 폭우 시 유실물 유입을 방지하는 한편, 교내 화장실을 신축하고 비가 새는 외벽을 수리해 기후 위기로부터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마련했다. 아이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 환경 보호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청소년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 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우리 손으로 심은 나무 5만 그루”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웨이둑다는 50여 년 전만 해도 산림이 우거진 지역이었다. 특히 ‘코끼리의 출입문’이라는 뜻을 가진 훌라 아르바 마을은 드넓은 초원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길어진 건기와 가뭄, 무분별한 벌목으로 토지가 황폐해졌다.

굿네이버스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팀앤팀과 함께 에티오피아 도도타, 지웨이둑다 지역에서 지역 주민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7월에는 지웨이둑다 지역의 훌라 아르바 마을에서 식목 캠페인을 펼쳤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총 2500여 명의 지역 주민이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메마른 들판 곳곳에 총 5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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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 캠페인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훌라 아르바 지역 주민과 굿네이버스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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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훌라 아르바 마을의 부이장 이자라오 와리오 씨는 “농번기라 바쁜 상황이었지만 지역 주민 모두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우리가 심은 5만 그루를 앞으로도 잘 지키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굿네이버스는 훌라 아르바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산림 조성 활동 및 캠페인을 확대하여 토지 황폐화를 막고, 지역사회 기후 위기 대응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주역인 아이들과 지역사회가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참여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굿네이버스는 기업, 지역 정부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과 협력해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후 위기 대응 역량 강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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