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1 (일)

'84%' 치솟는 中 리튬 의존도···K-배터리, 다변화에 '사활'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얀 석유'라 불리는 배터리 핵심 원료 리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진 가운데 향후 수급 불안과 원산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진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서둘러 호주, 캐나다 등 리튬 보유 및 제련 기술을 갖춘 국가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런 노력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친환경 제련산업을 키우고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세계 리튬 매장량 7%에 불과한 중국이 배터리용 소재 좌지우지···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9일 발간한 '배터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분석: 리튬'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국 리튬 수입 비중은 2020년 47%에서 지난해 59%, 올해 1~7월 기준 64%로 그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 1~7월 리튬 수입의존도 상위국 비중에서 1위는 중국(64%)이 차지했고 2위국 칠레(31%)와의 비중 차이는 두 배 이상이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로 '하얀 석유'라 불릴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향후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배터리 장착 모빌리티가 더 많아지면 그 수요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리튬 수입 증가율은 사상 최고치(356.1%)를 기록했는데 단가상승 요인이 263.6%, 물량증가 요인이 92.5%로 집계됐다.

리튬은 통상 경암(광물) 또는 염호로부터 얻어지며 제련 등 가공을 통해 배터리에 쓸 수 있도록 탄산리튬 혹은 수산화리튬이 제조된다.

통상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에는 리튬이 30g,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는 리튬이 30~60kg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최근에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일수록 니켈과 합성이 용이한 수산화리튬이 탄산리튬에 비해 더욱 선호되는 추세다. 수산화리튬만 놓고 보면 올해 1~7월 중국 의존도는 64%보다 훨씬 높은 84%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리튬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는 하나 전세계 리튬 매장량을 살펴보면 중국의 비중은 의외로 높지 않다.

리튬 매장량이 가장 큰 국가는 칠레로 비중이 41%다. 이어 호주가 25%를 차지한다. 중국은 7%에 불과하다. 아울러 생산량 기준으로는 호주가 전세계 리튬 생산의 48%(3만9700톤)로 가장 크다. 이어 칠레가 26%, 중국이 16%를 차지한다.

배터리 소재로서의 리튬 공급망에서 중국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제련'에 있다. 세계 각국에서 채굴된 리튬이 중국으로 운반돼 고순도 리튬 화합물로 제련되는 것이다. 제련시설이 그동안 중국에 몰린 이유는 첫째 인건비가 저렴하단 점, 둘째, 제련 과정에서 환경 오염 가능성이 큰 데 중국은 비교적 관련 규제가 느슨하단 점이 꼽혔다.

중국이 전체 제련 리튬 화합물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 특히 수산화리튬 제련 점유율은 75%까지 치솟는다.

이런 상황에서 임지훈 무역협회 공급망분석센터 연구원은 "중국 내 기후변화로 중국 리튬 생산에 문제가 생기거나 양국간 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경우 리튬 수입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중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배터리 소재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숙제도 있다.

국내에서 현재 가동중인 배터리용 리튬 제련시설은 한 곳뿐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탄산리튬을 수입해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운영중이다. 포스코는 광양에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정제시설을 건설 중이다.

임 연구원은 "친환경 제련산업을 육성해 해외 미가공 원자재를 제련하는 기술과 역량을 키워 배터리 공급망에서 추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환경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며 "리튬의 편중된 수입 공급망 완화를 위해 유망 공급국인 호주와 아르헨티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민관이 협력해 해외 광산개발 투자 활성화, 자원외교 복원 등이 조언됐다. 장기구매계약, 지분투자도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공급망 다변화에 필사적인 K-배터리···호주·캐나다·독일 등과 '맞손'

배터리 주요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 심화가 꾸준히 지적됐던 만큼 최근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들어 다변화에 더욱 열올리는 분위기다.

이날 SK온은 호주 '글로벌 리튬'사와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튬은 호주 내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이 광산들의 리튬 매장량은 50만톤으로 추정됐다.

이번 MOU를 계기로 SK온은 향후 리튬 조달 물량이나, 어떤 형태로 받을지 등을 두루 글로벌 리튬과 적극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광물업체 아발론, 스노우레이크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5년간 아발론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5000톤을, 10년간 스노우레이크가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20만톤을 공급받는다는 내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밖에도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톤을 확보했으며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톤을 확보했다. 정광을 제련하면 배터리에 쓸 수 있는 수산화리튬이 된다.

LG에너지설루션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IRA 인센티브 조건에 만족할 공급망 구축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