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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건물에 드론 띄워 폭발물 '쾅'…경찰, 테러 대비 훈련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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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기관 170여명 참여…화생방 대응·인질 구출 훈련

민·관·군 '원팀' 이뤄 일사불란…"테러 고도화 대응력 키운다"

뉴스1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드론이 폭발물을 탑재한 상황을 가정한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훈련은 테러 발생 시 단계별 조치 방법을 숙달하고 기관별 효율적 대응체계 확립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2.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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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펑'하는 굉음과 함께 검붉은 화염이 창문 밖으로 터져 나오자 4층 건물 일대는 한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드론 1대가 조용히 서울 도심 상공을 가르다 매달고 있던 폭발물을 건물 위로 떨어뜨린 직후였다.

곧바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도착한 경찰차와 119구급대, 소방 펌프 차량이 건물 주위를 일사불란하게 에워쌌다. 현장에 차려진 상황실에서 서울 방배경찰서 경비과장은 화재 진압과 차량 통제, 소방에 부상자 호송 지시를 내리는 무전을 쉴 새 없이 쏟아냈다.

29일 오후 서초구 방배동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서울경찰청 주관으로 진행한 테러 대응 합동 훈련은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폭발음이 계속됐다. 드론 공격을 받은 건물에서 불길이 잦아들 무렵 운동장 한 가운데에 폭발물을 실은 테러 의심 차량이 등장하자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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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드론이 폭발물을 탑재한 상황을 가정한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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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수색한 경찰특공대가 폭발물을 발견하고는 군 폭발물 처리반(EOD)에 급히 지원을 요청했다. 무게 40㎏의 우주복처럼 생긴 방폭복을 입은 요원이 훈련장에 등장하자 모두의 이목이 한 곳에 쏠렸다. 요원이 기다란 이동봉으로 폭발물 집어 들어 옮기는 동안에는 조심스러운 발걸음 하나하나에 훈련을 참관하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지금부터 폭파한다. 폭파, 폭파, 폭파"
EOD 요원이 폭발물을 안전한 공터로 옮기는데 성공하자 경찰특공대가 조종하는 원격 로봇 '이구아나'가 폭발물 가까이에 다가갔다. 이구아나가 폭발물에 처리 장치를 겨누고 폭파 신호를 내린 직후 굉음이 또 한 번 땅을 흔들었다. 군과 경찰 소방이 펼친 합동 작전은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는 브리핑 무전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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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드론이 폭발물을 탑재한 상황을 가정한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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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드론을 활용한 테러 대응 작전에는 경찰을 포함한 5개 관계기관 170여명이 참여했다. 경찰은 헬기·화생방 제독 차량을 포함한 장비 21대를 투입해 폭발물, 화생방, 인질 테러 세 가지 상황에 대비한 각 기관 임무와 대응 훈련을 펼쳤다.

폭발물 처리 훈련 이후에는 노란색 독성 가스를 내뿜는 드론이 푸른 하늘을 가르며 등장했다. 경찰특공대가 전파 차단기를 발사해 드론을 추락시키자 노란색 보호복을 입은 경찰 긴급 상황반이 신속하게 주변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이내 훈련장에는 한강유역환경청, 수도방위사령부, 경찰특공대 화생방팀, 서초구 보건소 생물테러 대책반이 속속 도착했다. 각 기관은 방배경찰서장 지휘에 따라 화학물질 분석부터 제독, 긴급 구조 및 역학조사를 실시하며 '원팀'이 돼 움직였다. 건물 내부에 드론을 들여보내 인질범 위치를 파악하고 경찰특공대가 옥상을 통해 진입 후 인질을 구출하는 다음 훈련은 액션 영화를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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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에서 테러범이 인질을 잡은 상황을 가정한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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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활용한 전술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드론 테러를 당해 국제유가 요동쳤으며 국내에선 2014년 강원도 삼척, 경기 파주에서 북한 드론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드론 테러 대비를 위한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테러 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김규하 수도방위사령관, 현진수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 조희송 한강유역환경청장 등 관계 기관 인사가 참여해 훈련 상황을 점검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테러는 수단이 고도화하면서 기획에서부터 실행까지 아주 짧은 기간에 진행되며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특성이 있다"며 "한 기관의 노력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어 오늘과 같은 연합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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