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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4년 다진 조직력으로…다시 한번 원정 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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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배경)에서 김민재와 손흥민(오른쪽) 등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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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마다 찾아오는 세계인의 축구 대전이 어느덧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20일 그 막을 올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은 길고 지겨웠던 코로나19 시대를 넘어 지구인들에게 모처럼 축구의 재미와 기쁨을 알려줄 기회가 될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을 위해 다시 축구화 끈을 묶는다.

◆ 4년간 공들인 '빌드업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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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출신의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러시아월드컵 직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변함없이 팀을 이끈 벤투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최초로 4년을 온전히 보낸 감독이 됐다. 경질이나 자진사퇴 없이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꿋꿋하게 준비한 만큼 월드컵은 증명의 무대가 돼야 한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는 것을 선호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은 소위 '빌드업 축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때론 플랜B 없이 보수적으로 선수를 선발한다는 비판도 들었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나폴리), 황인범, 황의조(이상 올림피아코스), 이재성(마인츠) 등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선수 자원을 주축으로 아시아 최종예선을 조기 통과하며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베스트11은 몇 자리만 제외하고 윤곽이 나오고 있다.

다만 운영 방식은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승리와 다득점이 필요할 때는 손흥민과 황의조 혹은 조규성(전북 현대)을 활용한 투톱 시스템을 쓸 수 있고, 강팀을 상대로 수비적인 경기를 펼쳐야 할 때는 정우영(알사드)과 손준호(산둥 타이산) 두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쓸 수도 있다.

두 차례 월드컵에서 3골을 득점하고도 모두 눈물로 끝낸 '한국 축구의 얼굴' 손흥민이 이번에 1골을 넣는다면 박지성, 안정환을 제치고 한국 월드컵 최다 득점, 2골 이상을 넣으면 아시아 월드컵 최다 득점을 이룰 수 있다. 16강 진출 확률도 그만큼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 호날두, 파티 등 강적 꺾어야

한국 대표팀(FIFA 랭킹 28위)의 상대는 우루과이(13위·11월 24일), 포르투갈(9위·11월 28일), 가나(60위·12월 3일) 순이다. 최악의 조 편성은 아니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과 상대하게 된다.

우루과이는 과거 루이스 수아레스(클루브 나시오날),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 등 공격수가 유명했지만 이들이 노쇠한 지금 핵심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홋스퍼) 등으로 대표되는 단단한 중원이기에 황인범 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신예 공격수인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역시 주의해야 한다.

가나는 한국의 1승 제물로 꼽히는 팀이지만 핵심 미드필더인 토머스 파티(아스널) 외에도 최근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귀화 선수를 대거 영입했다.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주전 자리를 빼앗긴 월드컵 진출 공신들과의 사이에 갈등이 벌어질 요소가 있어 공략이 필요하다.

H조의 최강 팀인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외에 스타가 무수히 많지만 막강한 선수단에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월드컵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진출했고 하락세에 접어든 1985년생 노장 호날두의 선발은 논란이 되고 있다. 마지막까지 버티다 보면 20년 전 한일월드컵에서의 승리가 재현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 모든 게 최초, 불확실한 변수 가득

객관적인 전력 외에 다양한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승부사의 자세임은 당연하다. 이번 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다. 중동 지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도, 여름이 아닌 겨울에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처음이기에 작은 부분까지 챙겨야 한다.

다른 유럽,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중동 경험이 많은 것은 한국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하 인근의 위성도시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치르는 것 역시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11월이라는 일정상 춘추제(봄에 시즌을 시작해 가을에 마치는 일정)로 치르는 K리그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한국에는 체력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

벤투호는 11월 마지막 평가전을 국내에서 치른 뒤 명단을 확정하고, 14일 결전지로 출국한다. 유럽파들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바로 합류해 현지 적응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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