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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설]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 민심 무겁게 받아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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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문수(오른쪽) 신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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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 수준으로 다시 추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 24%, 부정평가는 65%로 나타났다. 지난주보다 각각 4%포인트씩 하락하고 상승했다. 갤럽 조사에서 24%를 기록한 것은 8월 첫째 주에 이은 두 번째로, 두 달 만에 또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해외순방 논란이다. 부정평가 이유로 ‘외교’(17%)를 가장 많이 꼽았고,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3%) ‘발언 부주의’(8%) 순이었다. 역대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에 비하면 이번에도 윤 대통령은 새로운 징크스를 만든 셈이다. 특히 외교 실패 논란에 대한 국민 시선이 명확히 드러났다.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이 국익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54%가 도움이 안 됐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긍정평가는 33%에 불과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 불발과 '48초'에 그친 한미 정상회담, 저자세 논란을 부른 한일 정상회담의 여파로 보인다.

지지율 추락은 비속어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포함된 결과다. 대국민 사과나 유감 표명을 검토하지 않는 강경행보가 더 큰 논란을 낳고 여론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로 규정하자 국민의힘은 MBC를 검찰에 고발하는 무리수를 뒀다. 이에 민주당이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 통과시키자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으로 맞대응하는 등 악순환에 빠졌다.

지지율은 민심의 경고를 보여주는 지표다. 취임 두 달 만에 40%선이 붕괴된 데 이어 현재의 20%대에서 더 나빠지면 출범 반년도 안 된 대통령이 레임덕과 같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인식을 대전환하지 않으면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을 이기려는 오만에 빠지는 한 답이 없다. 진솔한 태도로 어떻게든 국민의 마음에 다가서려는 윤 대통령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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