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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노시환 타율이 2할8푼? 그럼 도대체 올 시즌 무엇을 얻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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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22)이 3할 타율이 무너졌다. 타율이 0.283까지 밀렸다.

홈런을 버리고 컨택트 능력을 우선시 했던 노시환이다. 그러면서 홈런이 지난 해 18개에서 올 시즌 6개로 급감한 노시환이었다.

그런데 최근 타율까지 떨어지고 있다. 3할이 무너졌고 이젠 0.280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 해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올린 노시환이다. 올해는 홈런이 줄어들며 타점도 54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무엇을 위한 변신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매일경제

노시환이 특유의 힘찬 스윙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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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노시환은 전형적인 거포 스윙을 한다. 그의 스윙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을 쪼갤 듯 크게 돌아나오는 스윙에는 힘이 잔뜩 실려 있다.

하지만 홈런 생산 능력은 크게 떨어진다. 올 시즌 111경기에 출장 했는데 홈런은 고작 6개를 치는데 불과하다. 장타율도 0.380에 머물러 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가 적은 한화에서 중심 타선을 맡고 있는 노시환의 장타 부재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심재학 MBC 스포츠+ 위원은 노시환의 타격 포인트에서 문제를 찾았다. 너무 정확성에 신경을 쓰다 보니 타격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심 위원은 "노시환은 최대한 공을 뒤에서 치려고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치는 면적이 늘어나며 컨택트를 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노시환이 3할 타율을 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팀이 노시환에게 원하는 건 큰 것 한 방이라고 생각한다. 타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30개 이상의 홈런을 친다면 팀으로선 플러스 요인이 된다. 노시환의 타격 폼은 충분히 30 홈런을 칠 수 있는 폼이다.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타격 포인트를 조금 앞에 놓고 힘껏 당겨치는 스윙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겨 치는 스윙'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시환의 스윙을 자세히 보면 대단히 파워풀 하기는 하지만 힘껏 당겨서 타구를 만드는 비율은 높지 않다. 큰 스윙으로 밀어치는 타구가 많다.

거포라면 당연히 당겨 치는 스윙이 많아야 한다. 타자는 당겨 칠 때 자신의 파워를 모두 쓸 수 있다. 하지만 노시환의 타구는 우측으로 힘 있게 날아가는 경우가 많다.

심 위원은 "포인트를 앞에 두고 당겨치는 스윙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인 앤드 아웃 스윙을 의식해서인지 당겨 치는 스윙 보다는 밀어치는 스윙이 많다. 골프로 치면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 유형의 스윙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이 타격 방식을 조금 수정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진단도 했다. 모두가 어려워 하는 밀어치기가 이미장착이 돼 있기 때문이다.

심 위원은 "많은 타자들이 밀어치기에 약점을 많이 드러낸다. 밀어치기를 제대로 하는 선수가 많지 않다. 그런데 노시환은 이 밀어 치기 능력이 이미 장착이 돼 있는 타자다. 다른 선수들보다 발전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포인트를 앞에 두고 힘껏 당겨 치는 스윙만 할 수 있다면 정말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 지금보다 당겨치는 비율을 10% 정도만 높이면 될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노시환은 다른 타자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 다들 힘들어 하는 밀어치기가 이미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어치기에 비해선 당겨치기가 훨씬 쉽다. 포인트만 앞에 두면 좋겠다. 당겨 치기만 제대로 된다면 30개 이상의 홈런이 충분히 가능한 선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시환은 현재 이도 저도 아닌 타자가 되어 버렸다. 3할을 칠 수 있는 정교함도 갖추지 못했고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큼지막한 한 방도 치지 못하고 있다. 9월 월간 타율이 0.212에 불과하다.

노시환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 8월6일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동안은 3할 타율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이젠 그마저도 무너지며 기댈 구석이 사라지고 말았다.

한화는 리빌딩을 하는 팀이다. 질 때 지더라도 얻어가는 것이 있다면 소득으로 생각할 수 있는 팀이다.

그런데 올 시즌을 치르며 노시환이 무엇을 얻어갔는지 정확히 말하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장점마저 퇴보하며 뒷걸음 질을 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노시환에게 2022 시즌은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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