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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 러 점령지 합병에 대규모 제재…핵 사용 가능성에 ‘강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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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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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을 선언한 것을 강력히 비판하고, 러시아 당국자 등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히고, 러시아에는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치러야 할 결과를 거론하며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합병 시도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이자 푸틴 대통령의 전 고문인 엘비라 나비울리나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알렉산더 노박 부총리,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 109명과 연방평의회 의원 169명 등 278명의 의원도 제재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부인과 자녀들, 러시아 군산복합체 소속 14명도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또 러시아 방산업체 라디오아브토마티카에 방산 조달을 지원한 혐의로 중국 시노전자, 아르메니아 타코 등 2개의 제3국 업체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러시아 외부자들도 러시아에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하면 제재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고문한 혐의가 있는 군인 등 수백 명의 러시아 및 벨라루스군 관계자들에 대한 비자를 제한했다.

상무부 역시 전쟁을 부추기는 핵심 기술 및 기타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57개 기업과 단체를 제재 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병합하는 러시아의 사기 같은 시도를 규탄한다”면서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엔 헌장을 짓밟으면서 평화로운 국가를 멸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조치는 합법성이 없다”며 “미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크라이나 영토를 존중할 것이며, 군사력 강화와 외교를 통해 자국의 영토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미국과 동맹국의 추가 제재 발표를 언급한 뒤 “이 조치는 러시아 안팎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상태를 변경하려는 불법 시도를 정치·경제적으로 지원한 개인 및 단체에 비용을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허리케인 관련 정부 대응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협박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말하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은 단 한 치의 NATO 영토도 지킬 준비가 됐다. 단 한 치라도 말이다. 그러니 미스터 푸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방침도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11억달러(1조5700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을 한 것을 거론한 뒤 “다음 주에 즉각적인 안보 지원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회 임시지출 예산안에 포함된 120억달러(17조256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거론하면서 “러시아에 이보다 강력하고 초당적인 비판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수호하고 탈환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단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서도 강력히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과 회담 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러시아의 핵사용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아직 이 같은 행동을 관찰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핵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도 “핵무기의 사용이 임박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면서도 “우리는 주의 깊게 감시하면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러시아가 어두운 길을 간다면 미국이 취할 결정적 대응(decisive response)을 포함해서 러시아와 직접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이 핵무기를 쓰면 미국이 참전하느냐’는 질문에 “말한 대로 러시아와 핵무기 사용에 따른 다양한 결과에 대해 직접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가 현재 어떤 국면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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