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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가구, 식품, 차 할 것 없이 ‘인플레 홍수’…가격인상은 왜 ‘기습전략’이 대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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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농심이 26개 라면 브랜드 가격을 인상한 지난달 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대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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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가격이란 가격은 죄다 인상되는 ‘인플레이션 홍수’가 들이닥쳤다. 기업들의 가격인상은 주로 ‘기습전략’이 대세다. 사실상 고지와 동시에 진행되는 기습인상은 올해도 품목과 분야를 막론하고 이어지고 있다.

이케아 코리아는 물류비와 원재료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일부 푸드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케아 레스토랑과 비스트로, 스웨덴푸드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 10% 가량의 가격은 평균 13% 인상된다. 핫도그는 800원에서 1000원으로, 통등심돈가스는 7900원에서 8900원으로, 찹스테이크는 1만1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인상된다. 이케아 코리아는 인상 시점을 이달 1일부터라 알렸다. 그러나 공지한 날은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사실상 하루 전 기습공지인 셈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지난해 12월 31일에도 수납장, 침대, 식탁, 러그 등 취급 품목의 약 20%에 해당하는 제품에 대해 소비자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고 밝혀, 연휴를 틈탄 연말 기습 인상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요인을 안고 있는 식품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은 주로 기습작전을 통해 진행됐다. 우유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8월 16일 대의원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조합원인 낙농가에 긴급 가지급금을 매달 30억원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서울우유가 원유를 사 오는 낙농가에 돈을 더 주는 것이어서 사실상 원유 가격 인상이다. 농심은 식품업계의 눈치게임을 끝내고, 추석 연휴가 끝나는 때를 인상 시점으로 잡고 지난 8월 24일 인상 내용을 공지했다. 글로벌 기업도 예외는 없었다. 애플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자사 개발자 홈페이지를 통해 이르면 오는 5일부터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앱과 앱 내 구입 가격이 인상된다고 밝혔다.

아예 공지없이 ‘침묵전략’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별도 공지 없이 지난 1년 새 전기차 ‘모델3’ 가격을 4차례, ‘모델Y’ 가격은 7차례 올렸다. 기습적으로라도 가격 인상 여부를 공지하는게 그나마 성의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격을 그대로 두고 제품 용량을 줄이는 ‘눈속임 전략’도 여전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9월 카스타드 대용량 제품 개수를 12개에서 10개로, 꼬깔콘 과자 중량을 72g에서 67g으로 줄였다.

최근에는 솔직하게 가격 인상 정책을 공지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고객들에게 가격인상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고, 고객들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도 제공한 경우다. 이는 단순히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팬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 꼽힌다.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헴은 지난 여름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제품 가격 인상을 공지하는 e-메일을 보냈다. 글로벌 제조 및 배송비용 증가로 인해 9월 1일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알리면서 대신 인상 직전인 8월 22일부터 28일까지는 모든 제품에 대해 20~40% 할인 행사까지 시행했다. 유아용 분유 회사 바비 역시 분유 가격 인상을 고객들에게 e-메일로 공지하면서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상 전 가격을 제공한다고 알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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