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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불기소’ 검찰, 김웅 주장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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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수사 없이 김웅 불기소한 검찰

“(고발장 전달자) 손준성 아닐 가능성 배제 못 해”

경향신문

서울중앙지검의 김웅 의원 불기소결정서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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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고발 사주’ 의혹을 받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고발장 전달자가 기억나지 않지만 손준성 검사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여 불기소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은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조성은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지난 9월부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았다. 사건을 이첩받은 검찰이 김 의원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하며 추가 강제수사 없이 무혐의로 마무리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불기소결정서에서 김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김웅 의원이 제3자와 고발장을 함께 작성하거나 제3자로부터 고발장 제출 기관에 대한 지시 내지 권유를 받은 것처럼 조성은씨와 통화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러한 대화 내용만으로 김 의원이 고발장 작성 및 접수와 관련해 손준성 검사와 직접 연락하거나 상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와 김 의원의 2020년 4월3일자 통화 녹음파일에선 김 의원이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 보내드리겠다. 만약 (고발하러)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대검)에다 이야기해 놓겠다”고 말했다. 최초로 의혹을 보도한 뉴스버스와 김 의원의 지난해 9월2일 통화 녹음파일에선 김 의원이 “검찰 안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해서 (고발장을) 보내줬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검찰 조사에서 ‘저희’가 누구인지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손 검사가 아닌 다른 제보자가 아닐까 추측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기소결정서에서 검찰은 통화 녹음파일 내용과 관련해 “김 의원이 조씨에게 고발장 출력물 사진을 보내기 전 검찰과 관련된 듯한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김 의원의 주장과 같이 손 검사가 아닌 법조인이나 법조출입 기자 등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전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뉴스버스 통화에 대해선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고발 사주’ 의혹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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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손 검사의 부하 검사들이 실명 판결문을 검색·조회한 직후 손 검사가 판결문을 전송한 사정만으로는 범죄를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사실관계를 놓고 공수처와는 정반대 판단을 한 것이다.

불기소결정서를 보면 사건 당일인 2020년 4월3일 대검 검찰연구관 임모 검사가 오전 9시21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 성모 검사가 오전 10시12~16분에 고발 대상인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에 대한 실명 판결문을 검색했고, 손 검사가 오전 10시26~28분에 판결문을 누군가에게 전송했다. 김 의원은 오후 1시47분 조씨에게 판결문 출력 사진 20장을 전송했다.

검찰은 “손 검사가 성 검사와 임 검사가 아닌 제3의 경로로 판결문 사진 등을 입수했거나 전송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성 검사와 임 검사가 판결문을 조회하긴 했지만 출력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2014년부터 사건 당일까지 132건의 판결문 열람·출력이 있었다고 했다.

한 차례 조사 김웅 주장 그대로 수용…“제 식구 감싸기”


김 의원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두고 검찰이 공수처 수사 결과를 핑계로 보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김 의원이 말한 ‘저희’의 정체나 손 검사에게 판결문 사진을 제공한 자가 누구인지 추가 수사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의자의 해명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검찰은 김 의원만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손 검사, 성 검사, 임 검사에 대해선 이미 공수처 수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추가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은 공수처가 강제수사를 한 차례 마친 상황에서 새롭게 강제수사를 할 만한 단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가 사건을 이첩한 과정이라든가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완전히 재수사할 사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성은씨는 검찰이 김 의원을 불기소 처분한 지난달 29일 검찰에 자신의 조사 영상 기록을 정보공개청구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고발장 접수 여부를 확인하거나 재촉한 사실이 없다”는 조씨의 진술을 불기소 근거로 삼았다. 조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위사실유포”라며 “저를 끌고 오셔가지고 애먼 불기소 처분에 MSG(조미료)를 뿌리시냐”고 비판했다.

검찰의 김 의원 불기소 처분은 오는 24일 첫 공판기일을 앞둔 손 검사가 유리한 증거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공수처는 총선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며 손 검사를 기소했는데, 검찰은 김 의원이 손 검사가 보낸 고발장을 받았는지 불분명하다며 김 의원을 불기소했다. 재판에서 손 검사 측은 고발장의 전달 경로를 세세하게 입증하라며 공수처 측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고발인인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는 “총선 직전까지 검사였던 김 의원에 대한 불기소 처분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이고 손 검사 재판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항고 등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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