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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넘는 송파아파트, 8억대에 겨우 주인 찾아…경매 역대급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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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이 응찰자가 줄면서 낙찰률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사진 은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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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송파구 마천동 금호어울림1차 아파트 전용면적 102㎡가 경매에 매물로 나왔다. 최초 감정가 12억4000만원인 이 물건은 지난 6월과 7월에 잇달아 유찰됐다.

그사이 경매 진행 시 입찰할 수 있는 최저 입찰금액은 감정가의 64% 수준인 7억9360만원까지 낮아졌다. 이날 현장에서 이 물건 응찰에 나선 이는 4명.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8억9399만원을 써낸 A씨에게 집 열쇠가 돌아갔다.

이 물건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2일 경매정보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경매가 진행된 67건 중 52건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률은 22.4%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휴정으로 1건이 낙찰됐던 2020년 3월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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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새 주인을 찾은 물건들도 낙찰가가 감정가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9.7%로 코로나19로 인한 휴정 여파를 받은 2020년 3월(83.3%)을 제외하면 2019년 3월 82.7% 이후 가장 낮았다.

실제 A씨가 낙찰 받은 금호어울림1차는 낙찰가가 감정가의 72%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1월 매매시장에서 거래된 같은 면적 물건 최고가 10억2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전용 60㎡ 물건 역시 단 1명이 경매에 참여했는데, 감정가 5억11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낮은 4억880만원을 써내 새 주인이 됐다.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 혹한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물건은 47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326건 대비 46.9% 늘었다. 9월 한 달만을 놓고 봐도 67건으로 작년 9월 31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시장이 활발한 상황이라면 경매 위기에 놓인 물건을 매매시장에서 먼저 정리해 제값을 받으려고 시도하지만 지금은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 보니 경매 절차를 밟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 올해 들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월(99.9%)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100%를 웃돌았다. 이는 응찰자가 써낸 최고 가격이 감정가를 웃돌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는 1월(103.1%), 4월(105.1%), 6월(110%) 단 세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낙찰가가 감정가를 밑돌고 있다. 급기야 9월에는 낙찰가율이 80%선대까지 내려앉았다.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 중 주인을 찾아가는 비율은 더욱 크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에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69.8%였지만 올해 들어(9월 누계) 40.7%까지 낮아졌다.

응찰자 수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물건당 평균 응찰자가 10명 이상이었다.

경매시장 한파는 주택 가격 하락과 맥이 닿아 있다. 경매 물건의 감정가는 통상 3~6개월 전에 책정되는데, 매매가격이 하락 국면에 있을 경우 시장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감정가가 책정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경매시장에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 번 이상 유찰되는 물건들은 입찰 최저가가 떨어져 시장 매매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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