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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준석 징계’ 엇갈린 당권주자… 金 “당 알아서” 安-劉 “더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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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윤리위, 6일 추가징계 여부 논의… 당권주자들 이해 갈려 충돌 양상

찬성파 尹心, 반대파 중도표심 노려… 결론 따라 당권 경쟁에도 영향

법원 가처분 결정도 주중 예정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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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놓고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추가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당내 주류 의견에 주파수를 맞추는 주자들과 추가 징계를 반대하는 쪽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6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윤리위 결정은 향후 집권 여당의 당권 경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유지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도 이번 주 내려질 예정이다.

‘尹心’ 노리는 징계 찬성파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일할 때 원내대표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기현 의원은 윤리위의 추가 징계 여부에 대해 최근 “내 소관 사항도 아니고 윤리위 소관 사항이니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징계에 대해 이 전 대표도 수용하고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러면 그 기간 중에는 자숙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식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는 윤리위의 독자적 판단이기 때문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는 이 전 대표 징계 등과 관련해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대통령실의 기조와도 맥이 닿아 있는 지점이다.

그 대신 김 의원은 하루에도 2, 3차례씩 대통령실을 옹호하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내놓으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아직 차기 당권 주자들에 대한 ‘윤심(尹心)’의 향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뽑는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당심(黨心)이 당 대표 선거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 중도 표심 겨냥한 ‘징계 반대’

반면 안철수 의원은 이 전 대표 추가 징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달 정치 입문 1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을 법원으로 가져가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윤리위도 더 이상 추가 징계를 통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멈추면 좋겠다”고 했다.

당권 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유승민 전 의원은 강하게 추가 징계를 반대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경북대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가 (이 전 대표가 사용한) 양두구육 네 글자를 갖고 추가 징계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겠느냐”며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는 거냐’라고 되기 때문에 추가 징계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까지 끄집어낸 것. 그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윤리위가 무리하게 징계를 하고 한 정치인을 제거하려고 하다 이렇게까지 왔다”며 “배후에 대통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지경”이라고도 했다.

이런 추가 징계 반대 의견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한 여당 의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 22대 총선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발언 아니겠느냐”며 “총선 승리를 갈망하는 당원들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중도층 여론을 면밀하게 살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임기 중후반 정국 방향을 결정하는 22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논리다. 차기 당 대표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도 3일 TBS 라디오에서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이 전 대표에게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이 전 대표는 2030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인재이자 자원”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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