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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차지명 유망주가 등번호 101번…포기하지 않았다, 감독이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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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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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201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오른손투수 김영준은 올 시즌을 등번호 101번으로 시작했다. 정식선수가 아닌 육성선수 계약. 김영준은 3일 인터뷰에서 이때를 돌아보며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기도 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김영준은 "어차피 프로는 냉정한 곳이고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했다. 더 악착같이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그렇게 1년을 자포자기하지 않고 98이닝을 버텼더니 1군 기회가 왔다. 2일 잠실 NC전에서는 실력발휘도 제대로 했다. 6이닝 동안 안타 4개 4사구 5개를 내주면서도 탈삼진 5개를 곁들여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류지현 감독은 3일 브리핑에서 김영준의 투구에 대해 "위기 관리 능력, 구종 구사, 변화구 제구 다 좋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마운드에서 위풍당당했다는 거다. 보면서 위풍당당이라는 말이 딱 떠올랐다"며 "교체되고 내려올 때 악수를 했는데, 1년 동안 퓨처스팀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준비해줘서 고맙다는 뜻이었다"고 얘기했다. 김영준은 이 순간을 돌아보며 "소름돋았다. 놀랐다"고 밝혔다.

경기 전부터 이렇게 자신만만했던 것은 아니었다. 김영준은 "올라가기 전에는 걱정도 되고 떨렸다. 잘 준비는 밤 10시부터 했는데 새벽 1시까지 잠이 안 왔다. 불펜에서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마운드 올라가서 애국가 나오고 팔 풀면서 나아졌다. 스트라이크 비율만 높게 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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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를 수비 도움으로 넘기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김영준은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고 구위로 누르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야수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래도 위기가 오면 직접 해결했다. 3회 2사 만루에서 박건우에게 커브를 던져 삼진을 잡았다. 4회에는 2사 1, 3루에서 박대온을 역시 커브로 삼진 처리했다. 6회에는 2사 2루에서 정진기와 10구 승부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힘차게 세리머니를 했다.

김영준은 "결정구를 커브로 선택한 게 허도환 선배 리드였다. 편하게 해주시고 볼배합도 잘 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6회 삼진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4년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게는 짧을 수 있는데 그 사이 군대도 다녀오고 1년 동안 다시 준비하면서 쌓여있던 감정이 표출이 된 것 같다. 그동안 힘들었던 것도 있고 좋았던 일도 있었는데 준비 과정이 표출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내년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도전하려면 6월 한 차례 휴식을 취한 뒤 떨어진 구속을 되찾는 것이 올 겨울 숙제가 될 전망이다. 김영준은 "아무래도 구속 쪽에서 직구 완성도가 조금 더 올라온다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목표 구속을 묻자 "시속 160㎞나오면 너무 좋겠다. 170㎞ 나오면 더 좋고"라며 활짝 웃더니 "현실적으로는 140 중반만 나와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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