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준석과 불편한 공존? 관계 단절?…국민의힘 '운명의 한 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5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진석 비대위마저 좌초할 것인가, 아니면 한 달여 만에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정을 찾을 것인가.

'또다시' 집권 여당의 운명을 가를 한 주가 다가왔다. 법원은 개천절 연휴가 끝나는 4일 이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정진석 비대위'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6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심의한다. 법원과 윤리위의 판단 결과에 따라 여권에 미칠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관건은 이 전 대표의 '돌아올 권리'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가 징계가 끝난 내년 1월 당대표직에 복귀할 '법적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양측은 평행선을 달려왔다. 국민의힘은 두 차례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과 윤리위 징계를 통해 이 대표의 복귀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권리 사수를 위해 가처분 신청 릴레이도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가처분 인용시 '주호영 원톱' 체제...李와 '어색한 공존'


첫 분수령은 법원에 달렸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6명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을 마쳤다.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정진석 비대위'는 걸림돌이 없어진다. 여당이 '주호영 비대위' 해체 한 달여 만에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투톱 체제를 갖춰 비로소 안정을 찾는 셈이다. 자연히 이 전 대표는 '돌아올 권리'를 주장할 명분을 잃게 된다.
한국일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거꾸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이 전 대표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줄 경우, 당은 최악의 혼란이 불가피하다. 당장 정진석 비대위가 좌초되면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함께 맡는 '원톱 체제'로 바뀐다.

이 경우 최고위원회를 복원해 지도부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현 비대위원들을 최고위원으로 인선해 빠르게 혼란을 수습하고, 이 전 대표 문제는 본안 소송으로 법정에서 다투는 투트랙 전략이다. 이 전 대표 측 김용태 최고위원은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터라 새 최고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당 일각에선 최고위 없이 '주호영 원톱 체제'로 국정감사를 치른 뒤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윤리위, 6일 추가 징계시 사실상 '이준석 축출'


다음 고비는 당 윤리위 결정이다. 6일로 예정된 윤리위 전체회의에서 법원 결정과 상관없이 당 자체 판단에 따라 이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아예 박탈할 수도 있다. 당내에선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 3년', '탈당 권고', '제명' 등 최고 수위의 추가 징계로 이 전 대표를 사실상 축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르면 4일 소명을 위한 윤리위 출석 여부를 결정하고, 당이 추가로 징계한다면 윤리위 결정에 대해 다시 추가 가처분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일보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과 이 전 대표가 극한의 무한대립을 반복하는 구도다. 이에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막지 않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더라도 이 전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라는 변수가 남아 있고, 전대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등을 추가하면 이 전 대표가 쉽게 복귀하긴 어려울 것이란 계산에서다.

당 관계자는 "이미 당에서 미운털이 박힌 이 전 대표가 전대를 통해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면서 "법적으로 그의 복귀 가능성을 원천 제거하기 위해 더 이상의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연 기자 repla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