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정감사서 취임 후 처음 '재검토' 직접 언급
4대강 다시 도마 위…"녹조 국민 위협" vs "보 개방에 경제손실"
답변하는 한화진 장관 |
(세종=연합뉴스) 홍준석 이재영 기자 =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금강과 영산강 보 해체·개방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한 장관이 '4대강 정책 재검토'를 직접 언급하기는 취임 후 처음이다.
현 정부 출범 뒤에도 환경부에서는 '4대강 보 활용성을 높이겠다' 정도로 정책 재검토를 시사하는 언급까지만 나왔다.
한 장관은 4대강 사업을 벌인 이명박 정부서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지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4대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여당인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과 임이자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4대강 조사·평가 전문·기획위원회' 전문위원 43명 가운데 25명을 '4대강 재자연화'를 주장하던 시민단체가 추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성이 편향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문재인 정부 금강·영산강 보 해체·개방 정책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 특정 시민단체가 4대강 전문·기획위 전문위원 다수를 추천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한 장관에게 물었다.
한 장관은 "감사원 감사 결과 (4대강 보에 대한) 평가가 공정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문재인 정부가 결정한)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라면서 "그러면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환경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수질·생태·이수·친수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이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기후위기에 대응한 보 최적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현재 진행되는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를 반영하겠다"고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4대강 보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 정부 출범 후 환경부가 4대강 보와 관련해 '운영'과 '활용'에 방점을 찍으면서 보를 '해제·개방'한다는 전 정부 정책을 뒤집고 보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4대강은 거의 매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돼왔다.
이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낙동강에 녹조가 심했던 점을 언급하면서 "환경부가 보를 개방해 물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녹조제거제 살포 등 부가조치만 하면서 위험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낙동강엔 6월 중순부터 조류경보(경계)가 내려져 지난달 초까지 남부지방 가뭄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심하게 발생했다.
이수진 의원은 "보 개방 문제는 정치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녹조 독소가 물·공기·농산물·국민을 위협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건강과 환경이 아닌 4대강 보 지키기가 우선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의원에 이어 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4대강 보를 개방해 소수력발전량이 줄어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맞섰다.
이주환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강 16개 보 소수력발전량은 2013년부터 2017년 5월까지 116만1천320MWh(메가와트시)에서 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86만619MWh로 줄었다. 이에 관련 매출액은 1천334억7천800만원에서 800억2천900만원으로 약 534억원 감소했다.
소수력발전은 적은 양의 물을 작은 낙차에서 떨어뜨려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이주환 의원은 "(보 소수력발전량이 줄어) 문재인 정부부터 야심 차게 추진한 탄소 저감에도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지적했고, 이에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주환 의원은 정부가 2019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4대강 보 개방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농어민에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따라 총 13억8천100만여원을 배상한 것도 공개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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