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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년 만에 '다시 마주보다'…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화려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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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27회 BIFF 개막…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행사 재개하며 '완전체'

"BIFF 지킴이" 개막식서 전 공동집행위원장 고 강수연 배우 추모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에 배우 양조위…개막작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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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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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5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열고 열흘 동안의 여정을 시작했다.

영화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고 3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BIFF를 환영하며 축제를 만끽했다.

이날 오후 해운대 영화의전당은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이른 시각부터 국내외에서 찾아온 영화팬들이 곳곳에 장사진을 이뤘다.

친구와 연인, 가족과 함께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일찌감치 영화의전당 이곳저곳을 살피며 추억을 남겼다.

입구와 매표소는 개막식 두세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만들어졌고, 기념품 판매소도 몰려든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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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매표소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박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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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왔다는 임지연(21·여)씨는 "이른 시각부터 확실히 사람이 많고, 규모도 큰 것 같아서 축제 분위기가 실감나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박해일과 양조위를 직접 보는 것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영상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0대·남)씨는 "세종시에서 왔는데 영화도 많이 볼 수 있고, 체험이나 설명회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어 알찬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영화제 일정에 맞춰서 숙소도 해운대로 잡고, 5일 동안 부산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19 대유행의 긴 터널에서 나와 '정상화'를 선언한 가운데 열리는 만큼, 코로나 사태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희망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영화 업계에 종사하는 이향숙(42·여)씨는 "코로나 사태를 지나 오랜만에 맞이하는 영화제인 만큼, 이를 함께 맞이하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며 "마스크 등 방역 수칙 없이 관객석이 꽉 찬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영화를 함께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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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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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영화의전당 안팎에 하나둘 화려한 조명이 켜졌고, 레드카펫 위로 국내외 유명 영화배우와 감독들이 등장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배우 양조위를 비롯해 이준익 감독, 배우 송강호 등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2030부산월드엑스포 마스코트인 '부기'도 등장해 관객을 웃음 짓게 했다.

레드카펫 행사가 끝난 뒤, 배우 류준열과 전여빈의 사회로 개막식 막이 올랐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전여빈은 "코로나19를 딛고 열린 영화제에서 오랜만에 관객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 기쁘다. 관객석을 꽉 채운 모습이 정말 감격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뒤이어 영화의전당 대형 스크린에는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 강수연의 생전 모습이 담긴 추모 영상이 펼쳐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시작부터 행보를 함께 한 고인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영화제 발전과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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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고 강수연 배우의 추모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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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선언에 나선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강수연 배우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지킴이이자, 한국영화계의 거장이며, 우리의 수호천사이자 친구였다"면서, "창설 멤버로서 끝까지 어려움으로부터 영화제를 지켜준 고마운 분"이라며 그녀를 추억했다.

해외 일정 탓에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나라와 세대와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너른 화합의 장이 됐고, 부산시민에게는 자부심이라는 이름으로 각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산은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영화를 비롯한 K-콘텐츠는 매우 중요한 전략인 만큼 영화제 성공개최로 부산의 문화 역량과 매력을 널리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개막선언 직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우 양조위가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배우 양조위는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준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하다"며 "이 자리를 통해 부산에서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기쁘고,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식 이후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란 출신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가 영화의전당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영화 '바람의 향기'는 장애가 있는 부자의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전력 담당자가 휴가를 내고 부품을 찾아 먼 길을 떠난다는 줄거리로, 어려움에 부닥친 이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인간의 따뜻한 본성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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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바람의 향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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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란의 영화 발전을 많이 도와줬고, 특히 이란의 젊은 감독과 제작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제"라며 "항상 예술 영화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줬고, 자유를 준 이 영화제를 이란의 모든 영화인은 존중하며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BIFF를 찾은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27번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시, 마주보다'라는 슬로건 아래 상영관 좌석을 100% 운영하는 등 3년 만에 모든 행사를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마련했다.

특히 영화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픈 토크'부터 영화인과 지역 주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비프' 등 부산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가 고조될 전망이다.

이번 영화제는 오는 14일까지 열흘 동안 71개국 공식 초청작 242편과 부대행사 상영작 111편 등 모두 353편의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며, 일본 출신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를 마지막으로 상영한 뒤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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