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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XX’ 팻말 등장한 문체부 국감…“‘윤석열차’ 경고는 예술인 압박” VS “文 땐 민·형사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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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문체위서 “문체부에 더 엄중히 경고”

류호정, ‘일 잘하는 이XX’ 피켓도 등장

與,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을 일으킨 건 문재인 정권”

세계일보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설치한 팻말을 떼고 있다. 공동 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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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작품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윤석열차’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만화 작품이 전시됐고, 이에 문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당 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지만 공모전 대상은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으며 행사의 후원명칭에 문체부가 사용되고 있다”며 관련해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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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위원장(왼쪽)과 이용호 국민의힘 간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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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은 이날 질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웹툰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생 작품을 두고 문체부가 긴급하게 두 차례 협박성 보도자료를 낸다는 작금의 현실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다시 떠오른다. 그때는 밀실에서 이뤄져 나중에 알게 됐지만, 이번에는 아예 공개적으로 예술인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훈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쿠팡플레이의 ‘SNL 코리아’에 출연해 정치풍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변한 영상을 재생한 뒤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도 문제가 되고, 대통령의 뜻과도 반한다”고 말했다.

임오경 의원은 “학생의 상상력으로 그린 풍자화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라며 “문체부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이자 심사위원 겁박”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이날 의원석에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을 풍자하는 “일 잘하는 이XX”라고 적힌 팻말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에 홍익표 문체위원장으로부터 “간사 협의 없는 푯말을 회의장에 게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라고 언급의 의견이라며 제재를 받자 “이것도 혹시 어제부터 뜨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차별, 뭐 그런 것이냐”고 언급했다.

홍 위원장이 “본인의 질의 시간에 활용해주면 고맙겠다”라고 하자 류 의원은 “잠깐 내려놓고 제 질의 때 쓰겠다”고 말하며 붙은 팻말을 뗐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지난 정부는 과연 이런 일이 있을 때 어떻게 조치했는지 사례를 찾아봤다”며 “2019년 3월 외신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보도하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기자의 이름과 개인 이력을 공개하고 비판이 거세지자 삭제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는 대자보에 정부는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내사를 진행했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는 민형사상 소송까지 갔다”며 “과거부터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을 일으킨 건 문재인 정권이 시작”이라고 했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신종철 만화영상진흥원장은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을 지내고 20대 총선 예비후보까지 했던 민주당에 가까운 인사로, 만화 경력이 전무한데도 임명됐다”며 “문화 관련 기관장에 정치적 편향성의 의혹을 살 수 있는 인물이 가는 것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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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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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꺼내 들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배 의원은 “당시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인도에서 참석을 희망해 인도 방문이 성사됐다고 했지만, 외교부를 통해 입장을 확인해보니 원래는 문체부 장관의 방문 일정이었는데 영부인이 함께 가고 싶다는 뜻을 전해 그에 맞춰 인도가 초청장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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