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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반도 강대강' 고조…북, 美전략자산 빌미 핵실험 수순 가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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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핵항모 전개→北 중거리탄도탄 발사→항모 재전개→탄도미사일 또 발사

北외무성 "美, 항모 다시 끌어들여 엄중한 위협 조성"…한미일 오늘 연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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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강대강ㆍ정면승부 투쟁"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8~10일 진행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며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라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하고 무력과 국방연구 부문이 강행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2022.6.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미국 전략자산 출동을 빌미로 연쇄 도발에 나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미와 북한이 '팃 포 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전략으로 맞서면서 대치가 가속하는 양상이고, 북한이 종국에는 7번째가 될 핵실험 버튼을 누르려는 수순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연합훈련을 마치고 한반도를 떠난 지난 4일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데 이어 6일 새벽 동해상으로 또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만 22차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0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표면적으로는 레이건호의 한반도 재출동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특히 이틀 전 IRBM은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넘어 4천500㎞를 날아갔고, 미국 백악관은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이 미사일을 '장거리'라고 부르면서 이전보다 더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앞서 북한은 레이건호의 출동을 겨냥해 사실상 도발을 예고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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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미 항모 레이건호 동해 훈련과 북 연쇄도발 상황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북한 외무성은 이날 새벽 4시 37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공보문에서 "미국이 조선반도(한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하여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도 보인다. 한미일은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막기 위한 대잠수함 훈련을 함께 진행했고, 6일 레이건호 등이 참여한 가운데 동해 공해상에서 또 연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이날 한미일 삼각공조를 두고 "남조선 괴뢰들이 미일 상전에게 더 바싹 다가붙어 그들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적극적으로 편승하는 것으로써 제 놈들의 목숨을 부지해보려 하는 것"이라며 거세게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매체는 "그 어떤 침략 동맹도 산산조각 낼 수 있는 불패의 힘을 지닌 우리 공화국 앞에서 무모한 객기를 부리는 것은 제 목을 작두날에 들이미는 것과 같은 미련한 짓일 뿐"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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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 도발 대응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실시
(서울=연합뉴스) 한미 군 당국은 5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모습. 2022.10.5 [합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이 도발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며 그 끝은 결국 7차 핵실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천명했고, 지난달에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공격적인 핵무기 사용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단계적으로 증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향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제7차 핵실험으로의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상황으로 볼 때 미사일 관련 플랫폼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해 같은 SRBM일지라도 다종 형태의 발사가 이뤄지면서 성능 개량이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오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이후부터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7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해 중국이 안정되고, 미국 조야가 국내 정치에 몰두해 북한을 조금이나마 내버려둘 시기를 노릴 개연성이 크다는 것인데 이 분석은 최근 일련의 북한 도발 진행 상황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제재는 북한의 도발을 멈춰 세우는 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5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다만, 안보리의 서방 이사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장외 성명을 내놨다. 이들 국가는 "지난 4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9월 25일 이후 7발의 다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복수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지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 위협을 가한다"고 지적했다.

한미일과 유럽 국가들이 이처럼 북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행동이 '미국 탓'이라며 감싸는 모습을 보여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대결 구도만 부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한미일의 대응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항모에 이어 B-1B 전략폭격기 등의 한반도 출동과 함께 한미일 연합훈련 빈도와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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