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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00년 금단의 땅' 송현동 부지 열린다…내일 광장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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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높은 장벽 1.2m 돌담으로 낮추고, 중앙잔디광장 등 조성
약 2년 간 임시개방…도시건축비엔날레, 프리즈 등 개최
이건희 기증관 등 '송현문화공원' 조성…2027년 개장 목표
뉴시스

[서울=뉴시스]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다음 날 오후 5시30분부터 임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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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10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방치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새 단장을 마치고 7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다음 날 오후 5시30분부터 임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송현동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사업에 앞서 부지 전체를 2024년 12월까지 약 2년 간 녹지광장으로 임시 개방하는 것이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의 장벽은 1.2m의 돌담으로 낮아졌다. 율곡로, 감고당길, 종치부길에서 드넓은 녹지광장을 한 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돌담장 안으로 들어가면 광장 중앙에 서울광장 잔디(6449㎡)보다 넓은 1만㎡의 중앙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주변으로는 코스모스, 백일홍, 애기해바라기 등 야생화 군락지가 조성돼 한적한 교외에 온 듯하다.

송현동 부지가 가로막고 있던 경복궁~북촌은 광장 내부에 난 지름길로 연결된다. 광장을 가로지르는 보행로를 따라 걸으면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다.

서울시는 넓은 녹지의 송현동 부지를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송현동 부지는 3만7117㎡ 규모로 서울광장(1만3207㎡)의 약 3배에 달하고, 연트럴파크(3만4200㎡) 크기와 비슷하다. 이번 광장 조성이 서울시 '녹지생태도심' 전략의 시작으로 대규모 녹지 확보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개방 기간에는 녹지광장을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5~10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서울에서 처음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을 내년 이곳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부지 개방을 기념해 다음 날 오후 5시3분부터 개장식과 음악회를 포함한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진행한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약 300명이 참석한 예정이다. 행사는 퓨전 국악팀 '라온아트'의 공연을 시작으로 유리상자의 이세준, 임지안, 몽니, 안녕바다 등이 무대에 오른다. 시민들이 편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무대 앞에는 50여 개의 '빈백'을 설치하고 돗자리도 빌려준다.

중앙잔디광장 한 켠에서는 대형 달을 형상화한 지름 5m 크기의 달 조명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작은 달이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조명 조형물도 설치된다. 달빛이 쏟아지는 가을 밤, 100여 년 만에 열린 공간이 시민과 함께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는 오는 2025년부터 송현동 부지를 '이건희 기증관'을 품은 '송현문화공원(가칭)'으로 조성하는 작업에 나선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한국 대표 문화관광명소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본계획안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국제현상 공모를 통해 통합 공간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5년 1월 착공해 2027년 이건희 기증관과 공원을 동시에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송현문화공원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공원과 기증관이 각 부지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공원 내 어디에서든 시야에 막힘이 없이 북악산과 인왕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관·공간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공원 하부 지하공간에는 승하차 공간의 관광버스 주차장(50면)을 포함한 통합 주차장(약 450면)이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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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전체를 '쉼과 문화가 있는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다음 날 오후 5시30분부터 임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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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동 부지는 조선시대 왕족과 명문세도가들이 살던 곳이지만 1910년 일제강점기 때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광복 후에는 미군정이 접수해 미군숙소로, 이후에는 또 다시 주한미국대사관 직원숙소로 사용됐다. 9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외세에 소유권을 빼앗겨 아픈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지난 1997년 미국으로부터 삼성생명이 매입한 이후 주인이 한 차례 바뀌는 동안 폐허로 방치돼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3자 매매교환방식으로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받기로 했다. 지난 7월 초 부지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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