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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OPEC+ 예상대로 감산... 일격 당한 美 바이든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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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 장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말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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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산유국들로 구성된 OPEC+가 하루 2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하면서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하락이 시급했던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악재를 맞게 됐다.

5일(현지시간) OPEC+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서 대면 회의를 갖고 하루 200만배럴을 감산하는데 합의했다. 이 같은 감산 규모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다.

6월초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글로벌 침체 발생 가능성에 지난달 말 8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5일 93.37달러를 나타냈다.

OPEC+의 감산은 미국을 비롯한 수입 국가들이 증산을 요구하고 있는데 나온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외적으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산유국들이 석유 시장 보호를 명목으로 러시아 편임을 보여줌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을 막으려는 서방국가들의 시도도 앞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를 보내 감산 합의를 이끌어냈다.

BBC방송은 3개월 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원유 증산을 요청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감산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비자 휘발유 가격은 현재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백악관에 정치적 리스크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앞으로 미국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3.8L(갤런) 당 15~30센트 더 비싸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간선거를 한달도 남겨놓지 않고 OPEC+의 감산은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OPEC+의 감산은 바이든 대통령식 외교가 더 이상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통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취임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게 적대적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 상승에 지난 7월 직접 사우디로 날아가 증산을 요구했다.

일부 중동 정치 전문가들은 OPEC+ 감산이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회의후 사우디 석유장관인 압둘아지즈 빈살만은 지난 7월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합의한 것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OPEC+의 감산 소식에 ‘단기적인 조치’라며 실망감을 드러내며 다음 달에 전략비축유(SPR) 1000만배럴을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지난 3월에도 SPR 를 방출했다.

그러나 유가가 중간선거 무렵에 본격 상승으로 보임에 따라 이 같은 조치가 효과를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폭스비즈니스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석유개발업체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생산을 재개하도록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하루 320만배럴을 생산하는 주요 산유국이었던 베네수엘라는 투자 감소와 부패, 경영부실로 국영 석유산업이 붕괴됐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서방의 석유개발업체들이 철수했다.

미국 라이스대학교의 남미 에너지 전문가인 프란시스코 모날디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새로운 에너지 확보를 위해 베네수엘라와의 접촉을 장기적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가가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서방국들은 베네수엘라에 집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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