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홍콩, 내년 주택가격 30% 폭락 전망...'집값 가장 비싼 도시'는 옛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콩의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최대 30%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비관론이 쏟아진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23년 말 홍콩의 집값이 최대 30%까지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올해와 내년 홍콩의 집값이 2021년 말 대비 각각 15% 하락한 후 2024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2024년까지 홍콩의 집값이 2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 여기서 낙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홍콩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에 대한 은행 간 제시 금리인 하이보(Hibor)를 언급, "이 같은 견해의 변화는 하이보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계속해서 경제를 압박할 것이고, 거시적 또는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1개월 하이보 금리는 2.5%를 웃돈다. 이는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예측은 홍콩 8월 주택 가격지수가 지난 2019년 3월 이래 3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온 후 제기된 것이다. 올 들어 홍콩 주택 가격 지수는 6.52% 하락했고, 지난해 9월 역대 최고치 398.1보다 7.51% 급락했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21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뒤 몇 시간 만에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3.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홍콩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3월 3.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홍콩은 1983년부터 통화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7.75~7.86홍콩달러 범위에서 움직이는 '달러 페그제'(달러 연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홍콩 금융관리국은 통화정책을 연준과 연동해 적용한다. 올해 들어 연준과 발맞춰 5차례 올렸다.

이에 HSBC와 중국은행(홍콩) 등 시중 은행들은 프라임 금리를 4년 만에 최고치로 올렸다. 홍콩 금융관리국은 은행들에 모기지 대출에 대한 금리 스트레스 테스트의 문턱을 낮춰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고 SCMP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1개월 하이보 금리 급등과 지난 9월 22일 발생한 최근 프라임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현재까지 약 8%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내년 1분기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1.5%포인트(p)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추가 하방 위험이 커진다"면서 "이는 지속적인 가격 하락과 낮은 거래량을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 집값이 30% 이상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농지 확대에 따른 공급 감소와 공공 공급 증가도 홍콩 집값 하락을 부추겼다고 봤다. 또한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 여파로 중국 본토와의 도시 국경은 막힌 데다, 이민이 늘며 홍콩의 가구 수가 25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한 영향도 컸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수요와 공급 동태는 주택가격 자체로는 위협적이지 않겠지만 동시에 금리가 상승하고 가계 소득이 정체돼 가격에 대한 압박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홍콩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홍콩 토지등기처의 데이터에 따르면 9월 주택·상업·공업용 부동산 등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전월 대비 7.7%, 전년 대비 34.7% 감소해 6개월 내 최저치인 4835건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348억 홍콩달러로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에 비해 62%, 2021년 9월에 비해서도 48% 급감했다.

중위안부동산은 올해 홍콩 부동산 거래량은 6만5000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직전 최저치는 2013년 7만503건이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