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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北핵무력 법제화 규탄안’ 미적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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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 잇따르는데… 국회는 상황 방관만

발의 후 관련 일정 안잡은 與 “野가 협조 안해 처리 늦어져”

野 “與가 법안소위 서둘지 않아” “국민 안전문제 소홀” 지적 나와

조선일보

국방위 국감 출석한 합참의장 - 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이헌승(오른쪽부터) 국방위원장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승겸 합참의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현무-2C 미사일 낙탄 사고와 관련해 민주당은 군의 무능을,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9·19 군사합의를 비판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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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해 국회 차원에서 준비 중인 ‘북한 핵무력 법제화 규탄 및 비핵화 대화 수용 촉구 결의안’이 2주 넘게 표류 중인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여당은 발의 이후 적극적으로 관련 의사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결의안 통과의 키를 쥔 다수 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과 달리 이번 결의안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하고 핵실험까지 하려는 상황에서 우리 국회만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의원 등 12명은 지난달 22일 북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북한이 9월 8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하고 핵무기를 국제사회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은 한반도 및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협박이자 중대한 도발임을 확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이 조속히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비핵화 대화 제안을 수용하여 한반도 및 국제 평화와 지역의 안정을 위한 노력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는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한 강력한 안보 대비 태세를 갖추고,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모든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외통위는 이 결의안을 상정한 뒤 법안 소위에서 다루기로 했지만, 이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안 소위에서 심사를 빨리하자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에서 외교부 장관 해임 결의안이 나와 있고 상임위 상황이 안 좋으니 기다려보자고 했다”고 했다. 민주당이 결의안에 협조해 주지 않아 처리가 늦어진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현 정부만 비판하느라 정작 심각한 안보 위협인 북한의 핵 위협은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이재정 의원은 “우리 당이 대국적으로 협조해 지난달 결의안을 상임위에 빨리 올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그 이후 법안 소위에서 논의해야 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소위를 열자는 연락이 어제(5일)에야 왔다”고 했다. 결의안도 숙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상정의 길을 열어줬는데, 국민의힘이 이를 논의하기 위한 법안 소위를 급히 열려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결의안 통과를 위한 법안 소위를 국정 감사 도중인 7일 열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정 감사 중간에 결의안을 처리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이틀 만에 통과시킨 민주당이 북한 규탄 관련 결의안에는 소극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한 뒤 이틀 만인 29일 본회에서 통과시켰다. 외통위원장인 윤재옥 의원은 “국민 생명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빨리 처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한·미·일 대잠 훈련을 거론하며 “일본 자위대와 독도 근해에서 합동 훈련을 하게 되면 자위대를 정식 일본 군대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김승겸 합참의장은 “훈련 장소는 독도와 185㎞ 떨어져 있고 일본 본토와 120㎞ 떨어져서 오히려 일본 본토와 가까웠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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