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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새만금 풍력 7000배 대박 교수, 일가족 총동원… 中 기업간 자전거래 의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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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을 자본금보다 약 7000배 많은 5000만달러(약 700억원)에 중국계 기업에 매각하기로 한 전북대 S교수가 가족 및 친인척과 여러 회사를 차리고 정부와 전북대가 발주한 수십억원대 사업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대표와 이 사업권을 넘겨받은 중국계 회사의 대표가 동일 인물이라 중국계 기업끼리 새만금 풍력발전 사업권을 주고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7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S교수의 일가족이 설립했거나 관계가 있는 회사로 밝혀진 곳은 현재까지 해양에너지기술원, 더지오디, 새만금해상풍력, 제타이앤디 등이다. 이 회사 모두 S교수와 그의 아내, 일가족이 소유했거나 참여했다.

몸통인 해양에너지기술원은 S교수와 아내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친형과 남동생 등을 포함하면 S교수 일가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S교수의 남동생이 대표로 있으며, 일가족들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S교수는 이 회사를 통해 여러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S교수가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업무 승인권을 갖고 직접 회사를 경영했다는 의혹도 있다. S교수는 이에 대해 지분만 소유하고 있고, 경영권은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S교수는 2017년에 새만금해상풍력㈜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본격적으로 새만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해양에너지기술원이 51%, 친형인 A씨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는 A씨와 태국인으로 알려진 P씨가 공동대표로 있다. P씨는 이번 새만금 해상풍력 사업과 관련된 여러 회사에서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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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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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새만금 제4호 방조제 내측에 약 26만5000㎡(약 8만평) 규모로 해상풍력 사업을 하기 위한 SPC였다. 해당 사업은 25년간 연평균 192기가와트시(GWh)를 발전할 수 있다. 회계법인이 추산한 예상 수입은 약 1조2000억원이다.

당시 새만금해상풍력은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더지오디라는 새로운 SPC를 설립하고 자금 조달에 나섰다. 더지오디의 지분은 설립 당시 해양에너지기술원이 40%, 새만금해상풍력이 44%의 소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S교수의 회사인 셈이다. 이밖에 ㈜엘티삼보(10%), ㈜제이에코에너지(6%)라는 회사도 주주로 참여했다.

더지오디는 설립 당시 S교수의 동서인 B씨가 대표를 맡았지만 곧 물러나고 새만금해상풍력 대표로 있는 태국인 P씨가 대표로 앉았다.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분 14%를 취득했다. 국내의 한 대형 금융지주사의 자산운용 계열사도 지분 투자를 결정했으나 철회했다.

이후 더지오디는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더지오디 지분 84%)을 최근 조도풍력발전이라는 회사에 넘기기로 하고 총 5000만달러에 달하는 주식매매 계약서를 체결했다. S교수가 소유한 회사의 지분을 모두 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계약이 이뤄지면 자본금 1000만원인 더지오디는 자본금 대비 약 7000배의 수익이 예상된다.

조도풍력발전은 고니조도라는 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니조도는 중국계 기업인 ㈜레나가 최대주주다. 조도풍력발전 역시 태국인 P씨가 대표로 있다. 결국 P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끼리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더지오디는 S교수의 실소유 회사지만 경연진은 이미 레나 측 인사들이 장악했다. 이 회사에는 중국인 H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H씨는 레나와 레나인터내셔널의 대표로 있으며, 중국 국영기업 차이나에너지그룹의 한국지사장으로 알려졌다. H씨는 조도풍력발전 지분 100%를 보유한 고니조도의 대표도 맡고 있다. 레나인터내셔널의 공동대표인 한국인 C씨도 더지오디의 사내이사로 있다. C씨는 고니조도 공동대표기도 하다. 또다른 레나의 관계사 에너지리퍼블릭(유)의 대표인 한국인 D씨는 더지오디 공동대표로 있다.

조도풍력발전은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주소지가 전북 장수군 천천면 용광리 168번지 대박휴게실 3호로 돼있는데, 이곳은 오래 전 폐업한 음식점 자리다. 정황상 더지오디는 이미 중국 기업인 레나 출신들이 장악했고, 레나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새만금 풍력발전 사업권을 취득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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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0월 30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전북 군산에서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을 마친 뒤 태양광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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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교수는 본인 소유 회사를 통해 정부와 공공기관, 전북대 사업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S교수는 제타이앤디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전북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한국서부발전이 발주한 ‘국내 서·남해안 고효율 해상풍력단지개발’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이다. 제타이앤디는 해양에너지기술원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로 S교수 동서 B씨가 대표로 있다.

이 연구용역의 사업비는 1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구용역 과제는 ▲AI 기술 등을 활용한 보일러 효율최적화 솔루션 개발 ▲태안 1~4호기 탈황 승압팬(Booster Fan) 날개각 조절 시스템 개발 ▲태안 5~8호기 인터포징 릴레이 범용 멀티 자동검사장비 개발 등이다. 이 연구용역을 S교수가 주도하는 산학협력단이 따내고 자신이 설립한 제타이앤디를 참여시켰다. 현재 제타디앤디의 협력업체 임직원은 횡령 등의 혐의로 S교수를 고소한 상태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S교수는 올해 4월 전북대의 ‘에너지 클러스터 인재 양성사업’의 총괄책임도 맡았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국비와 지방비 등 총 81억8000만원을 투입해 새만금 기업 수요 맞춤형 교과과정 개발,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 운영 등에 참여할 석·박사급 전문인력 300명을 양성하는 사업이다. S교수는 새만금해상풍력발전을 통해 전북대 연구소 건립 사업도 따냈다고 한다. 이 연구소 사업 역시 공사비 미지급으로 건설사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제타이앤디는 S교수의 아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헤더스코라는 회사와 관련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주소지가 전북 군산시 산단남북로 169, 406-2호로 동일하다.

조선비즈는 S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교수실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S교수가 재직 중인 전북대 학과 관계자는 “S교수가 출근하는지 알 수 없다. 최근 보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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