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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연준, 금리인상 중단도 멀었다”···IMF “내년 성장전망 또 낮춘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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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68%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02%, 1.15% 떨어졌는데요.

10년 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연 3.84%선까지 상승했습니다. 영란은행(BOE)이 시장 개입을 자제하면서 영국 국채금리도 뛰었는데요.

시장은 7일에 나올 9월 고용보고서에 온 신경이 쏠려 있습니다. 이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자료가 나왔지만 노동시장에 관한 사항은 고용보고서가 대표성을 갖기 때문인데요.

이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의 더 강한 매파적 발언이 있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투자은행 부문을 분사할 계획이 있다는데요. 일론 머스크의 인수 재추진 이후 계속해서 잡음이 나오는 트위터는 3.72% 떨어졌죠. 오늘은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미국의 고용과 휘발유 가격, 증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9월 고용보고서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 좋은 소식은 나쁜 소식”…“美 다시 뛰는 휘발유 가격 더 오를 수 있다”
우선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부터 보죠.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으로 전주보다 2만9000건 늘었는데요. 시장 예상치(20만3000건)보다 많았습니다. 글로벌 전직 지원 업체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9월에 2만9989개의 일자리 감축을 발표했는데요. 8월보다 46.4%, 1년 전과 비교하면 67.6% 증가했습니다. 노동시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여러 신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현재 고용과 관련해서는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Bad news is good news)’입니다. 하지만 이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만으로는 시장을 움직이기에 애매했습니다.

당장 내일(7일) 고용보고서가 나오는 데다 수치가 올라갔음에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인데요.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4주 이동 평균 자료를 보면 지난 주 숫자가 20만6500건으로 그 전주(20만6250건)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했지만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 자료도 9월 해고가 증가하긴 했지만 올 1~9월로 보면 작년보다 21% 적다고 합니다. 보다 입체적으로 고용시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9월 비농업 일자리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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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월가가 보는 9월 고용은 25만 개 증가로 8월(31만5000개)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예상 최고치는 38만9000, 최저는 19만9000인데요. 다우존스는 27만5000개 증가로 보고 있습니다. 조사기관마다 약간 차이가 있지만 실업률 예상치는 3.7%로 같은데요. 빈센트 라인하트 드레퓌스 멜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쁜 소식이 좋은 소식이고 좋은 소식은 나쁜 소식”이라며 “나쁜 소식이 나올 경우 이는 연준이 긴축을 덜 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고용보고서와 함께 나올 시간당 임금상승률 예상치는 5.1%로 여전히 높을 전망인데요. 8월(5.2%)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대 임금 상승으로는 2%인 인플레이션 타깃을 맞출 수 없는데요. 베스 안 보비노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뜨거운 임금은 연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 시켜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금 상승과 관련해 13일에 나올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일부 진전에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보여줄 듯한데요. 아직 발표일까지 시간이 있고 전망을 내놓은 곳이 9곳에 불과하지만 9월 CPI가 전년 대비 8.1%, 전월 대비 0.2% 상승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각의 8월 수치가 8.3%, 0.1%였는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5%로 8월(6.3%)보다 올라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 미국 내 휘발유값이 계속 꿈틀대고 있는데요.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 전역의 보통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867달러로 어제(3.831달러)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1주일 전(3.782달러)보다 높고 한 달 전(3.779달러)보다도 위죠.

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200만 배럴 감산과 화재에 따른 정유 공장 가동 중단, 소비 증가 등으로 휘발유 값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는데요. 골드만삭스는 4분기 국제유가를 110달러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정유사들은 가동 능력의 약 91.6% 정도만 돌렸는데 이는 8월(93%)보다 줄어든 수치라고 하는데요. 지난 6월의 갤런당 5달러 시대가 다시 오지는 않겠지만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거죠. CNN은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며 “더 많은 증가가 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IMF “글로벌 경제 전망 어두워진다 2026년까지 생산 손실 4조 달러”···“글로벌 외환 보유고 올 들어 1조 달러 소진”

이번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알아볼텐데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장의 기대를 완전히 꺾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할 일이 더 있다”며 “기저의 인플레이션이 완벽히 피크를 치고 아래로 내려오는 것을 보기 전까지 나는 금리인상 선언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내 생각에 우리는 중단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한 건데요.

이는 구체적으로 금리인하를 뜻하는 피봇(Pivot)이 멀었다는 데서 한 발 더 나가, 금리인상을 멈추려고 해도 꽤 더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제오늘, 피봇에서 물러나 금리인상 속도 둔화나 중단 정도를 바라고 있는 시장에 경고장을 날린 셈인데요. 실제 로리 칼바시나 RBC 캐피털 마켓 미국 주식전략 헤드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지금 상황에서는 피봇이 아니라 중단만 해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그 희망마저 품지 마라고 한 거죠.

어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12월 이후에 금리인상을 일시 중단하고 상황을 보자”고 했었는데 카시카리의 발언을 공격적으로 해석하면 금리인상이 연말을 넘어 계속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로 볼 수 있는데요.

카시카리가 연준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엇비슷한 수준의 매파적 발언이 나온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리사 쿡 연준 이사 역시 “앞으로 몇 달 간 근원 상품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너무 단단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으며 인플레 압력이 광범위하다. 연준의 선제적 접근이 적절하다”고 했는데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내년 봄까지 금리가 4.50~4.75%에 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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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연준의 강공 모드를 계속 예상해야 합니다. 이에 비례해 세계 경제 전망은 나빠질 수밖에 없지요.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후 변화를 고려하면 글로벌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으며 더 나빠질 수 있다”며 “현재 2.9%인 2023년 글로벌 성장 전망을 다음 주 경제 전망 수정 때 낮춰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IMF는 지난 4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6%로 했다가 7월에 올해는 3.2%, 내년은 2.9%로 조정했습니다. 또 2026년까지 세계 생산량이 약 4조 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이는 독일의 경제 규모 수준입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의 약 1분의1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올해나 내년에 최소 2분기 연속 경기가 후퇴할 것으로 본다”며 “성장이 긍정적이어도 실질 소득 감소와 물가상승으로 경기침체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강달러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현재 진행형인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수치를 근거로 올 들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1조 달러 줄어든 12조 달러 수준이며 감소폭이 사상 최대라고 전했습니다. 인도만 해도 올 들어 보유고가 960억 달러 쪼그라들었고 일본은 9월에만 환율 방어에 약 200억 달러를 썼다는 건데요.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것은 모두 (앞으로의 위험을 알리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 현상의 한 부분"이라며 “금이 가고 있다. 붉은 깃발이 빠른 속도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IMF가 공개하는 자료상으로도 지난해 말 12조9205억2000만 달러였던 전 세계 총 외환보유고가 6월 말 기준 12조367억6000만 달러로 약 8800억 달러 급감했으니 큰 틀의 트렌드는 맞는 듯합니다. 빠른 속도의 외환보유고 감소는 금융시장의 불안함을 보여주는데요.

영국만 해도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25%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BOE가 시장개입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겁니다. 4.54%로 오른 20년 물도 마찬가지인데요. BOE의 시장개입이 14일에 끝날 예정이지만 BOE는 프로그램을 종료하기 전에 국채시장이 괜찮은지 따져보겠다고 했죠. 수잔나 스트리터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BOE가 긴급 국채매입을 중단하더라도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들은 다시 채권매입에 뛰어들어야만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골드만, “S&P 소프트랜딩 땐 3600, 하드랜딩은 3400 전망”···“美 국채 유동성 연준의 고민거리” 주장도

연장선에서 미국 국채 유동성에 관한 얘기가 끊임 없이 흘러나오는데요. 큰 변동성은 연준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뉴욕 연은 총재인 존 윌리엄스는 이번 주 “국채시장 유동성이 확실히 낮다”면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의 중앙은행 전략 헤드는 “우리는 국채시장 유동성의 주목할 만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악화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리야 미스라 TD증권 글로벌 금리전략 헤드는 “지금 연준에 가장 큰 악몽은 (국채시장에) 개입해 채권을 사야 하는 것”이라며 “이는 통화정책과 충돌하며 연준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했는데요.

월가는 대형 은행에 적용되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 때문에 충분히 국채를 사들일 수 없는 것이 유동성 공급 부족의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금리 변동성이 큰 만큼 미리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대럴 더피 스탠포드대 교수는 “미 국채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며 국가경제 안보의 생명선”이라며 “우리는 단지 그것이 나아질 수 있다고 희망하는 말만을 할 수는 없다. 나아지도록 움직여야만 한다”고 했죠. 윌리엄스 총재의 말처럼 아직은 기능에 문제가 없지만 시장에서 자꾸 언급이 나오는 만큼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증시를 보죠.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과, 내년 중반, 내년 말 시점의 S&P500 예상치가 있는데요. 각각 소프트 랜딩과 하드랜딩일 때의 수치가 나와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연말 연착륙 3600, 경착륙 3400 △내년 중반 연착륙 3600, 경착륙 3150 △내년 말 연착륙 4000, 경착률 3750 등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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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의 네이선 시츠는 이날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5% 하락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인 6%와 비교가 되지요. 씨티의 내년 소프트 랜딩 시나리오에서는 6% 성장, 하드랜딩 때는 18% 감소라는데요.

어쨌든 당분간 시장에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지정학 문제 등 큰 틀에서 해결된 게 없기 때문인데요. 그레그 피터스 PGIM 고정수입의 공동 CIO는 조만간 연준이 피봇할 것이라고 봤던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런 장면을 여러 번 봤다”고 했습니다. 마크 해켓 내이션와이드 투자연구 수석도 “최근의 증시 움직임이 베어마켓 랠리 이상이라고 확신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며 “자신감은 여전히 약하다”고 분석했죠.

1979년 오늘(10월6일), 토요일 저녁에 폴 볼커 전 의장이 기준금리를 12%로 1%p 올리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했습니다. ‘토요일 밤의 대학살'로 불리는데요.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CIO 스콧 미너드는 “연준은 무엇이 부서질 때까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내일 고용보고서와 9월 CPI를 봐야 하지만 연준이 갈 길은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7일 나올 고용보고서에 대한 분석은 ‘3분 월스트리트’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유튜브 채널 ‘어썸머니’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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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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