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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홀란, 2년 뒤 레알 마드리드로” vs “헛소리”… 바이아웃 실재하나[최규섭의 청축탁축(蹴濁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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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과르디올라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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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시티는 기착지일 뿐이다. 홀란이 진정 가고 싶은 목적지는 레알 마드리드다.”(트랜스퍼마크트)

“헛소문이다. 맨체스터 시티와 홀란 사이에 바이아웃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2022-2023시즌 초반부에, 유럽 축구계를 강하게 뒤흔드는 ‘괴물 스트라이커’ 엘링 홀란(22·맨체스터 시티)이 갑작스레 ‘바이아웃설’에 휘말렸다.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 으뜸의 득점력을 뽐내는 홀란에게 과연 바이아웃 조항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공방설이다.

한쪽이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며 불을 지폈다. 독일의 축구 이적 정보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가 6일(현지 일자) 제기한 실재론이다. 다른 한쪽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응수한 허구론이다.

누구 말이 맞을까? 진위를 떠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만큼 이번 시즌 믿기 힘든 골 사냥을 펼치는 홀란이기에, 어쩌면 당연히 빚어질 수밖에 없는 공방전일 듯싶기 때문이다.

“2024년 2억 유로에 레알 마드리드에 새 둥지” 설까지 터져 나와

홀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지난 7월 1일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로 둥지를 옳겼다. 이적료는 6,000만 유로(한화 약 835억 원·이하 10월 6일 환율 기준). 트랜스퍼마크트가 바이아웃 존재를 주장하고 나선 배경이 되는 접점이다.

곧, 자신이 가고 싶은 팀이 생기면 쉽게 뜻을 관철할 수 있도록 일부러 ‘헐값’에 맨체스터 시티행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홀란이 맨체스터 시티로 팀을 갈아타기 전, 그의 시장 가치는 1억 5,000만 유로(약 2088억 원)에 이르렀다는 점은 트랜스퍼마크트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트랜스퍼마크트는 홀란이 예전에 보였던 경우에서도 이를 유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1월 겨울 이적 시장 때, 홀란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이때도 시장 가치는 4,500만 유로(약 626억 원)로 평가됐으나, 정작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278억 원)에 불과했다.

홀란이 맨체스터 시티와 맺은 계약 기간은 5년으로, 2027년 6월 30일까지다. 그렇지만 트랜스퍼마크트는 빠르면 2년 정도가 흐른 2024년쯤 홀란이 바이아웃 조항에 따라 스페인 라리가로 활동 무대를 옮기리라 전망했다. 새로 틀 둥지로는 레알 마드리드를 점찍었다.

트랜스퍼마크트는 이런 시나리오를 완성할 바이아웃 조항이 계약서에 삽입돼 있다고 봤다. 또한 스페인 언론 매체들을 인용해 구체적 바이아웃 금액까지 거론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붙잡으려 해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할 바이아웃 액수는 2024년에 2억 유로(2,784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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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이아웃 존재설에 고개를 세차게 내젓는다. “소문이 짜증스럽지도 않다. 사람들의 말이나 소문을 통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은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그 어떤 팀과도 바이아웃 조항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부인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의 뛰어난 적응력과 행복한 감정을 내세워 바이아웃 허구론에 방점을 찍었다. “홀란은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이후 아주 잘 적응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홀란은 맨체스터 시티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녹아들었다. EPL 8경기에서 14골 3어시스트를 수확하며 유럽 5대 리그 득점 및 공격포인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두 자릿수 골을 포획한 골잡이는 홀란이 유일하다. 또, EPL 해트트릭 역사를 새로 썼다. 최초의 홈경기 3연속과 최소 경기(8) 해트트릭 3회라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홀란의 이렇듯 신기(神技)한 몸놀림은 아이러니하게도 맨체스터 시티를 안절부절못하게 한다. 바이아웃 조항 진위와 관계없이 재력을 갖춘 명문 구단들의 유혹에 홀란이 넘어갈까 봐 맨체스터 시티가 새로운 계약을 고려할지도 모른다는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인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이아웃 조항 실재론을 바탕으로 새 계약설을 주장했다. 이 신문은 “맨체스터 시티가 바이아웃 조항을 무력화할 새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급 42만 8,000유로(약 6억 원)를 받는 홀란이 팀 내 최고 대우 수준에 올라설 수 있는 계약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세계 축구계에 ‘홀란의 시대’가 오고 있다. 10년이 넘게 세계 축구의 양대 지존으로 군림한, ‘신계의 사나이’로 불리는 걸출한 두 월드 스타인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능가하는 성장 속도를 보이는 홀란이다. 홀란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하고 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는 웃을 수만은 없다. “뿌리 없는 나무에 잎이 필까?” 바이아웃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딱한 신세에 내몰린 맨체스터 시티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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