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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문정인 "北 ICBM·핵실험 전에 美 더 대담한 접근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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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걱정스럽다"…ICBM 및 핵실험 전망

시진핑 3연임 취임하는 2월 이후 역내 문제 포함해 미중간 대타협 제안

뉴스1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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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관련, "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으로 움직이기 전에 미국이 역내 대화를 위해 더 대담한 접근법을 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걱정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만큼 "다음 단계는 ICBM과 7차 핵실험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그러한 순서로 간다면 어떠한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하는 것은 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행동을 볼 때 북한은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그 위기가 새로운 대화와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전 문재인 정부와) 다른 태도를 갖고 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다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엔 그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더 대담한 접근을 통해 ICBM 발사와 핵실험을 막는 "예방적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매우 주의깊게 읽는다면 "대화와 협상을 위한 여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다만 '여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문 이사장은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전략자산 배치에 대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것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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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오른쪽)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과 동아시아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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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화) 제안은 미국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의도를 주의 깊게 살피고 읽어야 하며, 진행 중인 악순환을 끊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이사장은 내년 2월 이후 지정학적 긴장을 비롯한 역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간 대타협(Grand Bargain)을 제안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중순 3연임을 확정한 데 이어 내년 2월 취임하는 만큼 "내년 2월 이후에 미국과 중국이 (대만 등) 모든 문제에 대해 정말 대타협을 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미중간 협력과 경쟁, 대결이라는 미·중 관계와 관련해 "함께 마주앉아 모든 문제를 한 바구니에 담아 주요 합의를 이뤄냈으면 좋겠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해 대승적 해법을 내놓을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복잡한 국제 정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신냉전에 이르지 않았다고 본다"라고 진단한 뒤 "한국인은 신냉전의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며 신냉전이 부활할 경우 북한 및 중국 대응의 최전선에 위치한 한국이 "냉전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패널로 참석한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남북한) 서로에 대해 배우는 과정에 있다"면서 "북한이 계속 도발하고 위기의 순간을 만들어낸다면 (과거에는) 통상 한국 정부가 손을 내밀고 대화하자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미국에 파견한 정책협의대표단의 일원이었다.

박 교수는 북한이 계속 위협을 할 경우 "북한(에 손을 내미는) 대신 한미 동맹은 계속 강화되고, 한미일 3자 협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거나 북한이 공격적이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이나 근거없는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핵무기 선제사용 가능성을 담은 핵무력 정책 법제화를 한 것을 언급, "저는 그것(환상 등)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상황을 매우 현실적인 방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선 TV쇼를 위해 북한 문제에 너무 많은 우선순위를 부여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에선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너무 낮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 문제를) 중간 정도의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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